금감원, 연내 얼굴·홍채 등 은행 생체 인프라 운영 유도(종합)

금감원, 비대면 생체인증 활성화 정책토론회 개최
李원장 “생체인증 기술, 금융범죄 예방 활용할 시점”
비대면 금융거래 생체인증 인프라 구축
  • 등록 2023-04-12 오전 11:24:53

    수정 2023-04-12 오전 11:24:53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 은행권에서 얼굴, 손바닥 정맥, 홍채 등 비대면 생체인증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에 나선다. 신종 명의도용 사고 등 금융사고가 계속 터지면서 기존의 플라스틱 신분증 촬영 및 제출 방식으로는 거래자 본인 여부를 검증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은 12일 국회·학계·시민단체·금융업계 등의 전문가를 초청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비대면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비대면 생체인증 활성화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토론회에서 비대면 생체인증 활성화 로드맵, 은행권 도입 방안 및 보안 고려사항 등에 대한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에 나섰다.

앞서 금감원은 결제원과 보안원, 은행 등이 참여하는 ‘은행권 비대면 생체인증 활성화를 위한 TF’를 지난달 20일 출범했다. 금감원은 이를 통해 금년말까지 비대면 금융거래에 대한 금융권 생체인증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생체정보 인증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토론회 개회사를 통해 “최근 비대면 신분증 실명확인 방식의 허점을 노린 신종 명의도용 범죄가 확산되고 있다”며 “명의가 도용된 휴대전화, 불법앱 설치 등 본인명의 휴대전화에 대한 통제권이 상실된 경우에는 다중 확인 절차가 무력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복현 원장은 “최근 생체인증 기술의 신뢰도와 안정성이 꾸준히 개선됐고 생체정보 특성상 도용이나 탈취 등이 어렵다”며 “금융권에서 비대면 금융 범죄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본인 인증을 위한 금융권 생체정보 등록자수는 약 626만명으로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 이용자수(1억 9950만명)의 약 3% 수준이다. 얼굴, 홍채 등 생체정보를 통한 본인인증은 분실, 유출 위험 등이 적어 안정성이 높다. 또 소비자는 신분증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 편리성이 높다.

문제는 개별 금융회사는 생체정보 인증 인프라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들고, 금융회사 생체인증시스템에 대한 보안성 점검 기준 등이 다소 미흡하다는 점이다. 은행은 생체인증 솔루션, 생체정보 보관 시스템 등 구축에 약 50~100억원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일부 은행 및 대면거래에만 생체정보를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원장은 “생체인증 인프라 구축으로 당장은 비용과 노력이 수반되지만 소비자의 신뢰가 더해져 결과적으로 (금융회사의) 수익증대를 가져올 것”이라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수준을 꼼꼼히 살펴보고 내부통제 미비나 운영 미흡으로 소비자 피해 발생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합리적인 경영원칙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되고 논의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업권 및 유관기관과 협의를 통해 올해 중에 우선적으로 은행권에서 비대면 생체인증 인프라를 구축해 본격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편리하게 휴대폰 카메라로 손쉽게 인식 가능한 안면정보와 정확성이 높은 장정맥(전용센서 탑재 키오스크[ATM] 활용)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 생체인증 솔루션 도입과 시스템 개발 부담 경감을 위해 금융결제원 중심으로 생체정보를 처리·관리하는 금융권 공동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융보안원 등을 통해 생체인증 보안성 기준 강화와 생체인증 안정성 확보를 위한 외부 보안성 검토 의무화 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생체인증 인프라 확대 추진은 대체인증을 통해 비대면 금융사고에 대한 2차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금융사기 피해규모를 획기적으로 감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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