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미남불 '금동약사여래좌상' 국보 됐다…"14세기 역사성 보여줘"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내 최고의 미남불상으로 손꼽히는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이 국보가 됐다.

문화재청은 23일 고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조선왕조의 법전 ‘경국대전’과 정조의 한글편지, 천문도의 일종인 ‘신·구법천문도’, ‘안중근의사 유묵’ 등 총 10건에 대해서는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했다.

국보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사진=문화재청).

국보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은 고려 후기의 유일한 금동약사불상이자 단아하고 정제된 당시 조각 경향을 잘 반영한 작품으로, 한국불교조각사 연구에 있어 중요하게 평가돼 왔다. 특히 발원문에는 1346년이라는 정확한 제작시기가 적혀있어 고려 후기 불상의 기준 연대를 제시해주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려 후기 불상조각 중 약합을 들고 있는 약사여래의 도상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온화하고 자비로운 표정, 비례감이 알맞은 신체, 섬세한 의복의 장식 표현 등 14세기 불상조각의 전형적인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 시기 불상 중에서도 뛰어난 예술적 조형성을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의미를 뒀다.

조각의 예술적 가치 외에 조성발원문에는 약 1117명에 달하는 시주자와 발원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는 고려 시대 단일 복장발원문으로서는 가장 많은 인명이다. 특히 발원문을 지은 승려 백운은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자 ‘직지’로 잘 알려진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1377년)을 편찬한 백운경한(1298∼1374)과 동일인물로 추정되고 있어 그의 행적을 밝힐 수 있는 또 다른 자료로서도 의미가 깊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금동약사여래좌상은 미술사 뿐 아니라 불교사, 사회사적 측면에서도 고려 14세기 중반의 역사상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국보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