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 21일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이 제안한 ‘반포주공1단지 조합원 가구당 7000만원 이사비 무상 제공’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조합은 24일 이사비 지원은 안 받기로 결정하고, 이사회에서 관련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재건축 착공에 들어가 이주를 하게 되면 반포동 주변에서 전셋집 구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통상 이주비는 기존 주택 감정가의 60% 가량 지급되는데, 현 시세가 아닌 감정가액으로 이주비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포주공 아파트 전용 138㎡(옛 42평) 거주자가 주변 지역 아파트로 이사를 하려면 전세금이 최소 10억원이 필요하다.
KB국민은행 아파트시세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46㎡의 전셋값은 평균 18억5000만원에 달한다. 고속버스터미널 주변에 위치한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48㎡의 전세금도 17억85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주변 중개업자들은 반포주공1단지의 이주가 시작될 무렵에는 전용 146㎡의 주변 전세 시세가 2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조합원들은 아파트 재건축 기간동안 20~30년 살아온 반포지역이 아닌 거리가 먼 동작구나 강동구에서 전셋집을 구해야 할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분위기다.
무상 이사비를 제안해 논란을 빚었언 현대건설(000720)은 “반포주공1단지의 주변 시세를 고려해 이사비를 검토하면 이사비 2회, 부동산 수수료 1회, 인테리어 1회, 부대비용 2회 기준으로 면적별 2300만~4060만원 정도가 발생한다”면서 “이사비를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것은 조합의 편의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조합원들 중 약 40%가 30년 이상 장기 거주자이고, 조합원의 절반가량이 평균 70대의 노년층으로 이곳에서 20~30년 거주한 조합원들이 많다. 이들에 대한 확실한 이주 대책이 명확히 고려되어야 조합원들이 신속하게 이주해 지연없이 사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GS건설도 올해 초 경기도 광명 12R구역 재개발사업에서 3000만원 무이자 대여, 작년 말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5000만원(무상 1000만원+무이자 대여 4000만원) 등 이사비 제안을 했다. 최근 롯데건설이 한신4차에서 2000만원, 잠실미성크로바에서 이사비와 이주촉진비 4000만원, 대우건설도 신반포15차 수주에서 3000만원 무이자 대여 등 최근 조합원의 실질적 주거안정을 위한 이사비 지원이 있었다.
반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 일부 조합원들은 반포동 일대 주택가격을 감안하면 이사비 수준이 절대 과한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면서 “이번 이사비 논란이 마치 사회에 위화감을 조장하는 존재처럼 비춰지는 것에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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