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닥친 `공공의 적`

세라온홀딩스 인수후 자금횡령→주주 피해
  • 등록 2008-07-07 오후 5:16:45

    수정 2008-07-07 오후 5:16:45

[이데일리 안재만기자] 조직폭력배가 차입금으로 코스닥기업을 인수한 뒤 자금을 횡령한 사건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나면서 비슷한 사건이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희생량이 된 기업은 세라온(050600)홀딩스. 검찰에 따르면 폭력조직 `서방파` 출신 하모씨는 지난 4월 애플이십일을 통해 세라온을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96억원. 당시 세라온은 상장폐지 위기를 맞고 있었기 때문에 96억원이면 인수 자금으로 충분했다.

자기돈 한푼 들이지 않고 차입금으로만 인수를 완료한 하씨는 경영권 양수도 과정에서도 꼼꼼함을 드러냈다. 상장폐지가 확정될 시엔 인수하지 않을뿐더러 위약금을 받겠다는 조항을 삽입한 것이다. 또한 인수자금을 건넬때는 에스크로제를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회사 자금을 모두 횡령하기 위한 절차였다. 하씨는 회사 계좌에 입금돼 있던 자금을 무단 인출해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다.

피해를 본 것은 역시나 개인투자자들이었다. 세라온은 회생에 대한 기대감으로 5월6일 한때 815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고 현재는 145원까지 내려앉았다.

세라온은 횡령으로 인해 2반기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이 유력하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를 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비슷한 사건이 재발될 것이란 우려감도 크다.

검찰은 조직폭력배가 세라온 외 다른 코스닥기업을 인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또한 횡령 자금이 다시 조폭 자금으로 건네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퇴출이 임박한 기업을 저가에 인수해 되파는 것은 조직폭력배들의 주요 수입원 가운데 하나"라며 "비슷한 사례는 부지기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라온은 횡령 및 2반기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설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받고 거래 정지된 상태다.

▶ 관련기사 ◀
☞세라온홀딩스, 횡령 및 자본잠식설 조회공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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