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시프트` 동시다발 투기우려

희소성 커지면서 땅 가치 급등..웃돈 거래 우려
지구단위계획 100% 주민동의..개발 걸림돌 될수도
  • 등록 2008-03-18 오후 4:06:26

    수정 2008-03-18 오후 4:06:26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서울시가 역세권에 시프트 1만가구를 공급하기 위해 각종 건축규제를 풀어주기로 함에 따라 투기바람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커졌다.

개발재료가 많은 강북지역의 경우 개발 가능지역은 땅값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개발가능지역이 139곳이나 돼 동시다발적인 부동산 값 상승도 우려된다.

18일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역세권에서 1만가구 공급하기로 했다. 역세권 시프트는 역세권에 주택을 건설하려는 민간 사업자에게 용적률을 높여 주고, 그에 따른 개발 이익의 일정 부분을 시프트로 환수하는 방식이다.

시는 민간사업자가 용적률 상향을 통해 짓게 될 주택의 50-60%를 표준건축비로 매입, 시프트로 공급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할 계획이다.

조례로 제한한 용적률을 국토계획법이 허용하는 범위까지 풀고, 용도지역을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면 현재 200%~250%인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이 최대 500%까지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또 시는 시프트를 짓는 민간 사업자에게 건축물 높이기준 완화, 용도지역 상향, 주거비율 완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사실상 역세권 내 고밀 주상복합 건립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당장 역세권 지역의 땅값 급등이 예상된다. 용적률 상향과 용도지역 변경에 따라 역세권 토지의 가치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전세주택 건립이란 명분으로 사실상 용적률이나 층고 규제가 모두 풀리는 셈”이라며 “희소성이 커지면서 웃돈 거래 등의 투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당역 주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역세권이라도 땅값은 역에서 거리하고, 면적 환경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3종하고 준주거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가격 차이가 크다"며 "준주거로 바뀌는 곳이라면 투기꾼들이 달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상황에 따라 부동산 투기가 발생하면 지구단위계획 수립지침에 따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논의시 용적률 상향 대상지의 면적을 줄인다든지, 환수하는 시프트 비율을 더 늘린다든지 하는 대응 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오히려 개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토지 가치가 오르면서 주민들은 이에 상응한 보상을 요구할 게 뻔하다”라며 “지구단위구역으로 묶어 개발할 경우 주민들이 100% 동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업 추진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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