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담배 판친다.."절반이 던힐"

길거리·시장·유흥업소 위주로 유통..온라인상 조직적 대량 유통도
담뱃값 인상시 밀수담배 기승 `우려`
  • 등록 2006-08-29 오후 5:08:47

    수정 2006-08-29 오후 5:08:47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가짜 담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경제전문 주간지 한경비즈니스 최근호가 보도했다.

잡지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적발된 밀수담배(가짜 담배 포함)는 73억원어치. 작년 한 해 동안 적발된 금액(112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담배판매인회가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서울 종로지역에서 불법 유통 담배에 대한 자체 단속을 벌인 결과 56건, 29만3161갑의 불법 유통 담배가 적발됐다. 적발된 담배는 던힐·니드·패스 등 다양하다. 이 중 "던힐이 50% 이상으로 짐작된다"고 담배판매인회 관계자는 밝혔다.

`면세(Duty Free)`가 선명하게 찍힌 던힐의 경우, 남대문 수입상가 2층에서 한 보루에 2만원(시가 2만5000원)을 주고 살 수 있다. 종묘공원과 탑골공원 등지에서는 니드, 패스 등 동남아산 저가 담배가 1갑당 700~900원에 팔린다. 밀수담배 전문가들은 `깡통시장`으로 불리는 부산 국제시장에서는 손쉽게 불법 유통되는 담배를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길거리나 시장 뿐만 아니다.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노래방 등 공공장소도 가짜 담배가 활개치고 있는 장소다. 지난 3월 가짜 담배 유통조직 일당을 검거한 서울시경의 수사관계자는 "불법 유통되는 밀수담배의 상당수가 유흥업소로 흘러 들어갔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밀수담배가 무더기로 팔려나가고 있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실이 온라인으로 담배를 불법 판매하는 현황을 조사한 결과(2006년 2월말), 국내 포털사이트 N사와 D사의 12개 온라인 카페에서 담배가 조직적으로 대량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담배를 사랑하는 사람들`, `해외에서 담배 싸게 구입하기` 등의 이름으로 카페를 열고, 불법 유통되는 밀수·가짜·군납·장물 담배 등을 허가 없이 온라인상에서 팔았다.

이처럼 밀수담배가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로 업계는 담뱃값 인상을 꼽는다. 2005년 들어 밀수담배가 급증한 것은 2004년 말 담뱃값이 인상됐기 때문이라는 것. 정부가 계획대로 담배값을 5000원까지 올릴 경우 밀수담배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관세청이 각 지역 세관을 통해 밀수담배의 유입 자체를 엄중 감시하고 있지만 수많은 선박의 컨테이너를 샅샅이 검사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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