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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씨는 24일 새벽 페루 수도인 리마에서 지인과 헤어진 후 연락이 끊겼다. A씨의 회사 직원이 A씨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했으나 다른 인물이 전화를 받았고, A씨 가족들은 수상함을 감지하고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주페루 대사관은 납치 신고를 접수하고 현지 경찰청 및 피랍자 가족과 소통하면서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본부도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가동해 회의를 열고 안전 대책을 논의해왔다.
페루 현지 경찰에 따르면 납치범들은 피해자 측에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뒤 다른 장소로 이동하다 경찰의 포위망에 포착됐다.
이들은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신호를 위반하고 도심 한복판을 내달리며 총격전을 벌이는 등 거칠게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주 과정에서 경찰차를 향해 수류탄 2개를 던졌고 이 중 1개가 폭발하면서 현지 경찰관 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는 A씨가 하루 만에 구출된 것은 “천운”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종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 페루 분회장은 25일 연합뉴스를 통해 “남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누구나 마음을 졸이며 상황을 접했을 것”이라며 “큰 탈 없이 해결돼 안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루는 남미 국가 중 비교적 안정적인 치안 상태로 알려졌으나 팬데믹 전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제난 등이 심해지자 납치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주페루 한국대사관은 안전 공지를 통해 ‘납치범을 자극하지 말고 몸값 요구를 위한 서한이나 녹음을 요청할 때는 이에 응할 것’, ‘이동할 경우 도로 상태 등을 최대한 기억할 것’, ‘구출된다는 희망을 갖고 최대한 건강 상태를 유지할 것’ 등 피해 시 행동 요령을 공지하기도 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체포된 피의자 3명이 에두아르도 호세 블랑코(29), 빅토르 마누엘 카스트로 우르타도(25), 안데르손 아브라암 라벤테이슨 베탄쿠르(29)라고 밝혔다.
이들은 베네수엘라 국적으로, ‘로스 차모스 델 나랑할’이라는 이름의 범죄 조직에 소속돼 있던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 공범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