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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디디추싱에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자진 상장폐지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검토 중인 계획에는 디디추싱이 다시 비상장기업이 되거나, 홍콩증시에 상장한 뒤 미국에선 상장을 폐지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CAC는 이같이 지시하게 대한 이유로 디디추싱이 보유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 등 각종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소식통은 또 디디추싱이 제시해야 하는 상장폐지 계획은 중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정부가 상장폐지 지시를 철회할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디디추싱이 미 증시 상장을 추진하던 도중인 지난 4월 첫 조사가 이뤄졌다. 당시까지만 해도 반(反)독점 규제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상장 이후엔 국가안보 위반 혐의에 따른 추가 조사가 진행됐다. CAC는 또 구체적인 설명 없이 개인정보 수집 및 사용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이유로 디디추싱 앱을 각종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반독점 수사 결과 상당한 규모의 벌금이 디디추싱에 부과됐다. 또 지난 9월에는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지방정부들이 디디추싱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디디추싱을 국영기업화해 회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이번 CAC의 미 증시 상장폐지 요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디디추싱이 홍콩증시 상장을 택할 경우 중국 규제당국의 요구에 따라 회사가 보유한 개인정보 통제권을 제3자에 넘겨줘야 한다. 차량공유 플랫폼 업체인 디디추싱에겐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수익 창출의 핵심 요소다. 이를 포기하면 기업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는 국영화를 통해 자국 기술기업들의 권력을 축소하고, 10년 동안 축적된 데이터 및 부(富)를 해체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며 “디디추싱 규모의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디디추싱 사례는 알리바바, 바이두, 징둥닷컴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중국 대기업에 자유롭게 투자해 온 미 투자자들에게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