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사업진출 계획만 밝혀도 주가 부진에 시달린
엔씨소프트(036570)를 상한가로 만들어버린 ‘마법의 단어’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열풍이 바이오 업계에도 불고 있다. 국내 1위 콘돔 생산업체였던 유니더스가 그 주인공이다. 바이오 사업을 위해 바이오제네틱스와 경남바이오파마로 사명을 바꿔단 유니더스는 지난 4월 NFT 사업을 위해 블루베리NFT로 사명을 바꿨다.
15일 코스닥 시장에서
블루베리 NFT(044480)는 최근 한 달 새 35.9% 올랐다. 이 기간 코스닥 의료·정밀기기 지수나 헬스케어 지수는 모두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블루베리NFT의 경우 바이오 종목이라기 보다는 NFT 관련주로 인식되면서 섹터와 무관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날은 블루베리NFT가 자회사 블루베리메타가 케이리그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NFT로 발행하는 플랫폼을 준비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블루베리NFT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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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NFT의 전신은 1973년 설립된 서흥산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4월 대중에게 친숙한 ‘유니더스’라는 사명을 바꿨다. 2001년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때까지 주력 사업 모델은 재무적으로나 대외적으로나 남성용 콘돔이었다.
지난 2017년 최대주주 김성훈 대표가 보유중인 300만주를(당시 발행주식의 34.9%)를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 등에 매도하면서 사명이 바이오제네틱스로 바뀌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2019년 싱가포르 제약사 아슬란(ASLAN)로부터 표적항암제 바리티닙(ASLAN-001)과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ASLAN-003)를 각각 700만달러(이날 기준 약 83억원), 300만달러(약 35억원)에 도입했다.
이후 바이오제네틱스는 경남제약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경남바이오파마로 바꿨고,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오래 4월에는 사명을 다시 한번 바꿔 블루베리NFT로 거듭난다. NFT는 블록체인(block chain)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파일에 고유성을 부여하는 자산이다. 최근 메타버스와 함께 게임사와 엔터사, 빅테크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신규 사업 모델이다. 이미지와 동영상, 오디오 등이 주요 대상이었던 만큼 바이오 기업이 NFT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이례적이라는게 시장 평가다.
블루베리NFT의 회사 경영진 구성을 봤을 때 더 이상 바이오 기업으로만 보기에도 어렵다. 홍상혁 대표는 라이브플렉스와 모바일원커뮤니케이션을 거쳤고 오성원 대표도 라이브플렉스와 매시브 마케팅을 주요 경력으로 공시에 적었다. 이 밖의 임원들도 신약 개발 연구 인력은 보이지 않는다.
블루베리의 최대주주는 지분 18.17%를 가지고 있는 ‘(주)플레이크’다. 플레이크는 경남제약 김병진 회장의 100% 개인회사다.
바이오제네틱스 시절 도입한 물질에 대한 연구도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반기보고서를 보면 △위생용 Latex고무제품의 제조공정기술 개발 △콘돔조사연구 △콘돔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계개발에 대한 내용은 있지만 신약개발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에 블루베리NFT 관계자는 “싱가포르 아슬란에서 국내 판권을 사 들인 것”이라며 “싱가포르 본사에서는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블루베리NFT의 경우 NFT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바이오 관련한 조직은 재구성중”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