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남중국해 충돌 우려 속 유엔서 또 기싸움

美 “중국, 도발적 행동…다른 나라 위협”
中 “최대 위협은 미국…정치적 동기”
  • 등록 2021-08-10 오전 10:49:48

    수정 2021-08-10 오전 10:49:48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무력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또다시 기싸움을 펼쳤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해양 안보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보리 고위급 원격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 판결을 거론하면서 “(이런 분쟁은) 국제적으로 안보와 상업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중국해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곳으로 석유와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해운 항로의 본거지 역할을 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그동안 남중국해에서 선박 간의 위험한 조우는 물론 불법적인 (영유권) 주장을 밀어붙이기 위한 도발적 행동을 목격해왔다”며 “미국은 자신의 해양 자원에 접근하려는 다른 나라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는 행동에 대해 분명히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의 불법적인 해상 활동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모든 곳에서 불안정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도 반격에 나섰다. 다이빙 주유엔 중국 차석대사는 “미국이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주장은) 정치적 동기를 가진 선전전”이라고 주장했다.

다이 차석대사는 과거 국제상설재판소 판결에 대해 “유효하지 않은 데다 어떠한 구속력도 없다”며 “사실관계 판단에서 명백한 오류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남중국해 상황이 안정적이라면서 유엔 해양법조약을 아직 비준하지 않은 미국은 해양 문제를 다룰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중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미국은 최근 군함을 남중국해에 보내며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행동을 비난하면서도 자체적으로 해군 전투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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