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는 보루네오가구 경영권 분쟁

최대주주 예림임업, 노조 "새 경영진은 과거 기업사냥 세력"
보루네오가구 "회사 안정화 시급 전 경영진 고소 취하"
전 임직원 횡령배임, 주주총회 적법성, 상장폐지 심사 등 경영권 갈등 첨예
  • 등록 2016-01-19 오전 11:08:53

    수정 2016-01-19 오전 11:26:59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보루네오(004740) 가구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방어했다”고 선언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최대주주와 적대관계에 있는 반대파 주주들이 내세운 새 경영진이 경영권을 장악했다. 반대파 주주들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전 임직원의 횡령을 덮는 일부터 벌이고 있다. 여기에 보루네오 가구 직원들은 새 경영진의 불투명한 자금집행을 우려하며 경영진과 각을 세우는 양상이다.

상장폐지 심사, 전 임직원의 횡령 및 배임, 경영진 선임에 대한 적법성 여부까지 보루네오 가구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주일 새 뒤집힌 경영진…거래소 “상폐여부 추가 조사 필요”

19일 보루네오 가구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18일 보루네오 가구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조사 기간을 다음달 11일까지 연장했다. 거래소가 상장실질심사 기간을 연장한 것은 지난해 말 보루네오 가구의 상장 적격성 심사를 위해 주권 매매를 정지한 이후 경영진 교체 등 각종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졌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경영권을 놓고 다투는 양쪽의 주장에 허위 사실도 많고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많이 있었다”며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조사기간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의 심사가 진행되는 보름 동안 보루네오 가구의 경영진은 2번이나 변경됐다. 지난 4일 보루네오 가구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최대주주의 반대측 주주들이 요구한 신임 경영진 선임 안건을 부결했다. 하지만 이 결정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뒤집혔다. 반대측 주주들도 별도의 총회를 열어 자신들이 내세운 경영진을 공식 임원으로 등기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최대주주와 반대측 주주가 각기 주도하는 2번의 총회가 연이어 열린 셈이다.

경영권을 빼앗긴 최대주주 측은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보루네오 가구의 최대주주는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전용진 예림임업 회장이다. 전 회장 측은 지난 6일 소액주주 측의 주총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전 회장 측 관계자는 “소액주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주총을 열었다고는 하지만 당시 주총에 참여한 사람 대다수가 용역인데다 본인 확인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적대적 M&A세력들이 소액주주로 둔갑해 법적 근거도 없는 주총을 열어 회사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자료: 금융감독원
◇반발하는 노조 “새 경영진은 ‘기업사냥꾼’”

보루네오 가구 직원들도 새로 들어온 경영진에 대한 우려가 크다. 보루네오 가구 노동조합은 전 회장 측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 들여달라는 탄원서를 인천지법에 제출했다. 노조 측은 새 경영진에 포함된 인물의 대부분이 과거 법정관리 당시 회사 자금을 빼돌렸던 인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두형 노조위원장은 “회사를 법정관리까지 몰아넣은 장본인들인 만큼 자금 집행을 투명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현재로서는 등기 상 경영권을 반대측 주주들이 선임한 인물들이 맡고 있어 그들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투명한 자금 집행을 해달라는 노조의 요구도 끊임없이 거부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반대측 주주들이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가장 먼저 나선 행동은 전 임직원에 대한 횡령·배임 고소를 취하하는 일이었다. 보루네오 측은 “고소 취하를 계기로 회사 안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최대주주인 전 회장 측은 “경영권을 장악한 세력들이 고소장을 취하하는 일이 벌어질까 우려해 우리사주조합과 주주 몇몇을 고소인으로 추가 신청해둔 상태”라며 “상장폐지가 이뤄질 경우 소액주주들의 이탈하고, 자신들의 비도덕적인 행위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 사건을 덮으려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루네오 노조 관계자는 “한 때 매출이 1500억원이 넘던 회사가 매출이 반토막이 났는데도 새로 들어온 경영진은 여전히 자신들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기업사냥으로 무너진 회사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그간 복잡하게 얽혀있던 자금 집행과정을 투명하게 바꿔 하루 빨리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자료: 금융감독원)
◇보루네오는 어떤 회사…2011년 이후 매출 급감

보루네오 가구 경영권 분쟁은 2013년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직후부터 불거졌다. 1966년 설립한 보루네오 가구는 1980년대까지만해도 가구 시장에서 굳건한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보루네오가구는 198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3년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무리한 해외사업 확장이 화근이었다. 가구수요가 줄면서 2013년에는 또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그 이듬해 4월 11개월만에 법정관리를 조기졸업했다.

이 과정에서 보루네오는 끊임없는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는 동안 매출은 2011년 1530억원에서 2014년 541억원까지 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는 등 수난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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