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증시 상황은 이같은 속설을 충분히 입증해내고 있다. 미 의회가 1일부터 한달여의 휴회에 들어가면서부터 미 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했다.
전날 나스닥과 S&P500은 4년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고성장과 저물가로 대변되는 미국의 경제상황은 랠리를 위한 최상의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구가하면서 투자심리를 고조시켰고 악재는 호재에 묻혀서 대충대충 넘어가고 있다.
현 상황에서 가장 큰 악재는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 차익실현 욕구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S&P500 지수가 저항대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의 체력이 저항선을 극복해낼 수 있느냐가 추가 랠리의 관건인 셈이다.
현재 호재에 가려진 악재들이 언젠가는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부각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계속 염두에 둬야 할 요인이다. 가장 주목할 만 한 변수는 유가. 공급차질 우려와 미국 원유재고 감소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배럴당 62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에너지부는 3일 오전 10시30분 29일 마감된 주간 원유재고를 발표한다. 블룸버그통신이 15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 지난주 미국 휘발유 재고는 80만배럴, 0.4% 감소한 것으로 예상됐다. BP와 엑손모빌에 이어 발레로 에너지가 수리를 위해 일부 정유시설 가동을 추가 중단한 것도 유가상승을 압박했다.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와 유가 부담만 제외한다면 악재는 눈에 띄지 않는다.
구체적인 실적이 시장을 받쳐주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2분기 S&P 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0.7%가 증가, 13분기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약 400개 S&P500 기업 가운데 71%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S&P의 하워드 실버블랫 애널리스트는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도 S&P500 기업들이 순이익이 두 자리 수 증가를 나타낼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인수합병(M&A)도 시장과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세계 2위 스포츠용품 제조업체인 독일 아디다스는 미국 경쟁사인 리복을 38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리복 인수가는 주덩 59달러로 전일 뉴욕 종가 43.95달러보다 34.2%나 높은 수준이다. CVC 캐피탈 파트너스를 포함한 사모펀드 그룹이 세계 5위 자동차 업체 다임러크라이슬러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산드라 로손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몇달간 경제지표들이 개선됐고 성장을 억제해 온 미국 재고의 조정도 거의 마무리 돼 가고 있다"며 "M&A 합병 논의는 긍정적인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지표로는 ISM 7월 서비스 지수가 발표된다. 전달 62.2에서 61.5로 소폭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