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큰 위협"…'가성비' 中 비행기, 시장 균열 낼까

미국→중국 수출서 항공우주 비중 급감
첫 중국산 여객기 C919 수주 1000대 넘겨
보잉·에어버스 주문량에 즉각 영향
"항공산업, 기술 탈취하면 순식간에 격차 좁혀"
  • 등록 2023-10-06 오후 1:47:41

    수정 2023-10-06 오후 2:14:0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의 항공우주산업 발전이 반도체 산업 이상으로 미국의 경제·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산 첫 상용 여객기 C919. (사진=AFP)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1990년대 미국의 중국향 수출에서 항공우주분야가 차지했던 비중이 1990년대 18.8%에서 최근 3.4%로 급락했다고 전했다. 중국으로의 항공우주산업 수출액은 2018년 최대를 기록한 뒤 3분의 2 가까이 감소했다. 미국 항공우주산업 일자리는 50만개에 달한다.

중국의 미국산 항공우주 제품 수입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항공수요가 급감한 탓이 크다. 또 2018년과 2019년 보잉 737 맥스가 잇따라 추락하자 중국 당국은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지했다. 중국은 올해 들어 보잉 737 맥스의 운항 재개를 허가했다. 에어차이나는 올해 12대의 보잉 737 맥스를 인도하고 내년에는 더 많은 기체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미국산 비행기 수입 증가세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국영 여객기 제조사 중국상용항공기(COMAC)는 지난달 첫 중국산 중형 상용여객기 C919 100대를 동방항공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누적 수주건수는 1000건을 넘어섰다. 동방항공의 C919 계약 정가는 99억달러(약 13조3393억원)이지만 큰 폭 할인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여객기는 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 세계 항공기 시장에 균열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C919는 158~192명을 태울 수 있는 단일 통로 기종으로, 보잉 737 맥스 및 에어버스 A320과 유사한 모델이다. C919 주문은 보잉과 에어버스의 주문량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중국 항공사가 COMAC으로부터 항공기를 구입할 경우 수송 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중국은 외국 항공우주기업과의 합작투자와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협업하면서 기술력을 쌓았다. 서방 국가들은 이 과정에서 기술 탈취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미 연방수사국(FBI)은 중국 정부의 지시로 산업 스파이가 제네럴일렉트릭(GE)의 항공 터빈 기술을 훔치려 했다고 밝혔다.

항공우주산업은 반도체 산업과 마찬가지로 진입 장벽이 높은데다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미국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데다 대만과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이 중국을 앞서고 있는 것과 달리 항공우주 산업은 신제품 출시 주기가 길고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국가가 적다는 것이다. 1968년 출시된 보잉 747 모델은 최근까지도 판매됐다.

블룸버그는 “경쟁 국가가 소재 화합물이나 엔진 설계 등 중요한 항공 기술을 탈취하면 격차를 즉시 좁힐 수 있다”며 “특정 (중국) 기업이 10년 이상 정보를 캐내는 데 집중한다면 이를 완전한 항공기로 조립해 이전의 수많은 결함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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