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7일부터 준법 투쟁에 돌입했다. 항공기 이륙을 합법적으로 지연시키는 투쟁에 들어가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운영하는 국내선과 국제선의 경우 출발 지연 등의 가능성도 커졌다.
| 7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쟁의 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APU 최도성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임금 인상률을 두고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조합원 1천95명이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 넘는 874명이 찬성함에 따라 이날 발대식을 열고 무기한 쟁의행위에 돌입했다.(사진=연합뉴스) |
|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날 오전 발대식을 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항공기 출발을 지연시키는 준법 투쟁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회사가 최근 2년간) 1조 2000억원대 영업수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자랑했다”면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린 사상 최대 실적은 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살려낸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도 회사는 재무적 어려움 등 핑계만 늘어놓으며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인상을 거부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노조는 노사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무기한 투쟁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우선 원활한 탑승을 위해 그동안 이륙 약 2시간 전에 시작했던 조종사·승무원 브리핑 시간을 규정대로 이륙 1시간 20분 전에 진행할 방침이다.
항공법상 조종사와 승무원은 비행기 이륙 1시간 20분 전에 모여 비행에 관련한 브리핑을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원만한 업무진행과 승객들의 여유로운 탑승과 이륙을 돕기 위해 이보다 30분 더 일찍 모여왔는데 앞으로는 규정대로 1시간 20분전에만 모이겠다는 설명이다.
또 항공기가 공항 활주로를 주행할 때 법정 속도를 준수하고, 이륙한 뒤에도 최저 규정 속도와 고도 내에서만 비행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비행 노선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소 30분 이상 승객 탑승 시간이 지연될 것으로 예측된다.
노조 측은 준법 투쟁을 진행하면서 사측과 임금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다음달까지 원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7월말을 기점으로 공익사업장 유지 비율에서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소속 조종사 1411명 가운데 노조에 가입한 조종사는 1095명으로 전체의 약 77%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측은 “아직 출발 지연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연 발생시 이에 따른 항공기 스케줄 조정 및 항로 변경 등을 조치할 예정”이라며 “또한 지연으로 인한 승객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