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IPO 3년 연속 늘었다…금감원 심사 강화

금감원, '스팩IPO 합병 동향' 발표
평균 62% 투자 이익에 수요 몰려
일반투자자 이익 반해 합병 추진 우려도
금감원 "투자 유의해야…심사 강화 방침"
  • 등록 2023-03-09 오후 12:00:00

    수정 2023-03-09 오후 7:41:25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일반 공모시장 위축에도 스팩의 기업공개(IPO) 실적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일반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는 합병 우려도 제기돼, 금융감독당국은 증권신고서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이데일리 DB)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팩 IPO는 △2020년 19건 △2021년 25건 △2022년 45건으로 증가 추세다. 이는 평균 62%의 투자이익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IPO 규모는 평균 90억원이다. 공모가는 통상 2000원으로 스폰서 투자단가인 1000원의 2배다. IPO 후 지분율은 스폰서 10.5%, 기관 73.7%, 일반투자자 15.8% 수준이다. 인수인으로 참여하는 증권사는 IPO 건당 3억원 혹은 공모 금액의 3%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다.

합병대상 법인의 지분가치 규모는 평균 748억원으로 2021년 685억원에서 지난해 1037억원까지 51.4% 증가했다. 스팩 합병이 성공하면 일반투자자는 투자원금의 약 62.1%의 이익을 얻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폰서는 210%의 이익을 취한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투자이익 외 자문 수수료 등도 수취해 약 265.7%의 수익을 올린다.

합병 실패시 공모금액 90% 이상 예치, 보유재산의 우선 지급 등으로 일반투자자는 투자원금 손실 사례가 없다. 다만 스폰서는 후순위로 잔여재산만 청구가 가능해 손실이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금감원은 일반투자자 대비 증권사 등 스폰서에게 유리한 거래조건과 기관투자자들의 스폰서에 대한 견제 부족 현상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수익을 고려해 증권사가 일반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는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팩 IPO 및 합병을 주관하는 증권사 등의 스팩 취득단가는 일반투자자의 50% 수준이다. 합병 성공 조건부 수수료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비상장법인에 대한 엄정한 평가보다 합병 성공을 우선할 유인이 있는 셈이다.

(사진=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스팩 IPO 및 합병 증권신고서 등을 통해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충실히 공시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향후 스팩이 더욱 건전한 투자상품으로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및 시장과 학계 전문가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소통을 확대해 우려 사항에 대해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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