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이어 영국서도 MS-블리자드 M&A 제동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 이용해 콘솔시장 경쟁 제한"
인수 불허하거나 인기 게임사업 분할 매각 명령 검토
  • 등록 2023-02-09 오전 10:43:02

    수정 2023-02-09 오전 10:43:02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영국 경쟁당국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사진=AFP)


영국 경쟁시장국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공정경쟁 저해 △가격 상승 △소비자 선택권 감소 △혁신 위축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잠정 결정문을 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경쟁시장국은 인수를 아예 불허하거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부 부문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MS와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잠정 결정문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면 4월 26일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6조원)에 인수한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게임업계 사상 최대 인수·합병(M&A) 계약이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미국 최대 게임사로 콜 오브 듀티·워크래프트 등을 개발했다.

경쟁시장국이 이번 인수에 제동을 건 가장 큰 이유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을 활용해 시장 지배력을 남용, 공정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경쟁시장국은 MS가 자사 게임기(콘솔)인 엑스박스에서만 구동되도록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을 개발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엑스박스와 (경쟁제품인) 플레이스테이션 간 경쟁을 저해해 영국 게이머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시장국이 인수 승인 조건으로 콜 오브 듀티나 워크래프트 관련 사업 매각을 제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 MS도 이런 우려를 인지하고 엑스박스 경쟁 기종인 플레이스테이션 및 닌텐도 스위치에서 구동할 수 있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10년 동안 계속 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MS에 인수된 회사로 인해 이미 세계적 경쟁자로 가득 찬 업계에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건 건 영국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EU 집행위원회 경쟁총국도 기업 결합을 승인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 역시 MS가 자사 플랫폼에만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을 독점적으로 공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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