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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은 23일 삼성에 대해 삼성전자 이외 다른 계열사에서 발생한 직업병에 대해서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반올림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에서 “직업병 피해는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문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삼성전기(009150)와 삼성SDS(018260), 삼성SDI(006400)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유해 물질을 사용하다가 병든 노동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피해자들이 있다”면서 “삼성은 이 모든 직업병 노동자들을 위한 폭넓은 보상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내놓은 중재인에 대해서도 “사외협력업체 소속이라서 혹은 보상 대상 질환이 아니라서 보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황 대표는 “삼성은 국내와 해외에서 노동조합을 탄압해 왔다”고 비판한 뒤 “이제라도 사과하고, 노동조합을 할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4년이 다 되도록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조정해주신 김지형 조정위원장님과 백도명, 정강자 조정위원님 감사합니다. 이번에 지원보상안을 만들 수 있도록 조정위원회에 자문해주신 연구자들께도 감사합니다. 삼성이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타이르고 설득해 주셨던 여러 국회의원들께도 감사합니다. 자기 일처럼 팔 걷고 나서주신 노동시민사회 단체들과 활동가들께도 감사합니다. 1023일 농성하는 동안 농성장들 함께 지켜주신 수많은 지킴이들과 농성이 힘들지 않게 간식거리와 후원금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합니다.
오늘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사과는 솔직히 직업병 피해가족들에게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11년간 반올림 활동을 하면서 수없이 속고 모욕당했던 일이나 직업병의 고통,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생각하면 사실 그 어떤 사과도 충분할 순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의 사과를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이번에 마련된 안을 통해 보상 대상을 기존 삼성전자의 기준보다 대폭 넓히고 저희 반올림이 알고 있는 피해자들만이 아니라 미처 저희에게 알리지 못하셨던 분들도 포괄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다만 사외협력업체 소속이라서 혹은 보상대상 질환이 아니라서 여전히 보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오백억원의 발전기금을 마련하고 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하기로 양쪽이 합의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점도 칭찬 받아야겠지만 실은 노동자들이 땀 흘려 일해서 만든 돈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합니다. 공단은 이 소중한 기금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 안고 전자산업 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위해 제대로 사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몇 가지 숙제들이 남아있습니다. 직업병 피해는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분에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삼성전기, 삼성 SDS, 삼성 SDI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유해물질을 사용하다가 병든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삼성은 이 모든 직업병 노동자들을 위한 폭넓은 보상을 마련하길 바랍니다.
직업병 보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방입니다. 노동자가 무슨 화학물질을 쓰는지 알 수 있게 노동자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알 권리, 참여할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강화해야 합니다.
노동자 혼자서 회사의 안전보건을 살펴보고 다른 의견을 내긴 어렵습니다. 노동조합이 탄압받는 회사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삼성은 국내와 해외에서 노동조합을 탄압해 왔습니다. 이제라도 사과하고 노동조합 할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삼성을 비롯해서 모든 대기업들이 위험하고 힘든일을 개선하는 대신 국내 중소기업과 해외 공장의 노동자들에게 전가해왔습니다. 이런 일이 계속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는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엄격히 묻는 법제도를 만들고 대기업들은 솔선해서 안전보건에 대해 책임질 계획을 보여줘야 합니다.
제 딸 유미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게 되어 기쁩니다. 하지만 유미와 제 가족이 겪었던 아픔은 잊을 수 없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이런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늘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질 지원보상위원회와 발전기금을 통해 진행될 사업들에 임하는 모든 분들께서 이 점을 꼭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