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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민(62)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6일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사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했다. 간담회 내내 별다른 의사표명을 하지 않던 그는 행사와 식사를 다 끝마치고 식당을 나서던 끝에 “공무원 신분에선 정부가 일을 더 하라고 하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임기가 연장됐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정관장은 2012년 1월에 임기 2년의 관장으로 취임해 2014년 1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서울관 개관 등의 공로를 인정해 이미 지난 10월에 2015년 1월까지 임기 연장을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정관장의 입에 쏠려 있었다. 이미 개막한지 한 달이나 지난 ‘풍경’전이나 아기자기한 송년회 이벤트보다는 지난달 서울관 개관 기념 ‘자이트 가이스트’전 논란과 관련해서 어떤 말을 할지가 관심거리였다. ‘자이트 가이스트’전 작품 선정이 서울대 출신 작가들에게 편중됐다고 해서 미술인들이 들고 일어나 ‘정관장 사퇴’를 요구한 게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관장은 “미술각계의 목소리를 고루 반영하지 못한 내 책임이 분명 있다. 출신 학교별 안배에 민감한 내부 정서를 미처 헤아리지 못한 것도 잘못이다”면서 “앞으론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서울관 개관이라는 큰 산을 넘다보니 미흡한 점도 있었다. 개인적으론 앞으로 100년을 내다봐야할 건물 건립 등에 더 신경을 쓰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이번 일로 또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 두 가지 과제를 중점적으로 고려하겠다. 우리 미술관과 작가들의 국제화, 그리고 미술계의 균형과 안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