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정책 파급효과가 기업 대출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부동산대출이나 가계신용이 본격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양적완화 정책이 경기를 띄우는 효과는 제한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현열 한은 뉴욕사무소 차장이 23일 발표한 ‘미국 은행의 기업대출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로는 “은행 대출태도가 완화하고, 기업 대출수요가 회복되면서 기업대출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업대출이 늘어난 것은 기업대출 부실률이 모기지 대출이나 가계신용과 견줘 낮고, 은행자산 건전성이 개선되면서 대출 여력을 회복한데다, 기업 대출수요가 상당폭 증가한 게 맞물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자체보다는 대출자인 은행의 대출행태와 차입희망자의 상환능력과 신용도가 신용 경로의 효과적인 작동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늘고 회사채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선호해 기업대출 증가세가 빠르게 늘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리스크가 줄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이나 가계신용이 늘어나지 않는 한 양적 완화가 경기를 진작하는 효과는 상당기간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