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마음을 졸였던 미국 구제금융안이 지난 주말 의회에서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소식에 강세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그러나 국내 금융불안 조짐에 고점을 낮추기 시작했다.
장중 한 때 20포인트 가까이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개장후 2시간도 채 안돼 하락세로 꺾이기 시작했다. 기업과 금융권의 자금경색 우려가 심화되며 환율은 급등했고, 채권금리는 치솟기 시작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 때 1200원선을 넘는 듯 보였다가 당국의 달러매도 개입선언에 장막판 상승폭을 줄여 나갔다. 그래도 4년9개월만에 최고치인 1188.8원에 마감했다.
결국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9.97포인트(1.35%) 떨어진 1456.36을 기록했다. 한때 1450선을 내주기도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개인의 저가매수세가 추가하락을 막아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에서 엇갈린 매매패턴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현물시장에선 468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선물시장에선 5766계약의 순매도를 기록한 것.
주도권을 쥔 건 선물시장 쪽이었다. 신규매도를 동반한 외국인 선물매도로 인해 차익거래의 기준이 되는 베이시스가 한풀 꺾이며 대규모 프로그램 차익매도를 유발했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외국인의 4389억원 순매도로 마감했는데 베이시스 하락에 따른 투신 등 기관의 차익매물이 대부분이었다. 주식 현물 바스켓 중심의 비차익거래로 6151억원이 들어왔지만 매물을 받아내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다.
주가 부양의 정점에 있던 연기금도 오늘은 주식을 내던졌다. 연기금은 33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9월 들어 처음으로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통신업종, 섬유의복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외국인의 매수 손길에 SK텔레콤(017670), KTF(032390), LG텔레콤(032640) 등이 일제히 3% 이상 오르며 통신업종이 2.88% 상승마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으로 두 나라 사이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남북 경협주들이 덩달아 급등했다. 선도전기(007610)가 가격제한폭 가까이 급등했고, 광명전기(017040)는 9% 이상 올랐다.
그러나 삼성테크윈(012450)이 3분기 어닝쇼크에 대한 전망이 줄이어 나오며 또다시 6% 이상 급락해 의료정밀업종이 5.65% 하락했고 중국 멜라민 파동의 직격탄을 맞고 음식료품업종이 2.11% 내림세를 기록했다.
지수가 떨어지면서 오르는 종목보다는 떨어지는 종목이 훨씬 많았다. 1개 상한가를 비롯해 272종목이 올랐고 2개 하한가를 포함해 519개 종목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93개 종목은 보합세를 보였다. 거래량은 3억4416만주를 기록했고 거래대금은 4조9024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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