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달러화가 대세 하락기를 마감하고 상승세를 타거나, 상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안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달러화, 지난 5년동안 약세…`캐리 트레이더 통화 전락` 눈앞
달러화는 지난 6년 가운데 5년을 약세로 마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은 지난해 달러 약세는 특히 두드러졌다. 2007년 하반기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서면서 지난 11월 유로/달러 환율은 1.49달러까지 치솟았다.(달러 가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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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가 금리를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가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국가의 통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에 투자하는 기법)`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현 경제 상황에서 달러화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진단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미국 경제의 침체 조짐이 뚜렷하고, FRB가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美경기침체는 달러화에 기회..달러 `2005년 랠리` 펼칠 것
그러나 모간스탠리의 스티븐 젠 글로벌 외환 리서치 담당 수석은 환율의 역사적인 움직임을 토대로 전세계 경제 침체기의 최종 승자는 달러화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븐 젠 수석에 따르면 달러화의 가치는 미국 경제가 1.5% 성장하거나 1.5% 수축될 때 강세를 나타냈다.
스티븐 젠 수석의 이같은 `상식밖의` 분석은 글로벌화의 진전을 근거로 한다. 미국 경제가 후퇴하면 전세계 경제가 위축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이 시기에는 달러 뿐만 아니라 전세계 통화가 동반 약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 년간 약세로 일관한 결과 달러값이 다른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는 것 또한 글로벌 경기 위축기에 달러화가 돋보이는 이유다.
이같은 근거를 기초로, 젠 수석은 올해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10% 가량 강세를 보인 2005년과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체 방크 또한 같은 논리를 들어 현재 1유로당 1.47달러에 움직이는 유로/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3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침체 빠진 美경제 올 하반기에 웃는다`..달러 하반기 안정될 듯
미국과 다른 경제권이 순차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드는 국제 경제의 순환 경로 또한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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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가 하반기들어 상대적으로 안정되는 반면 유럽 등 기타 경제권은 하반기부터 미국 경제가 위축된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으면서 달러화 가치를 밀어올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투자업체 하트포드의 레이 우이 글로벌 채권 부문 부회장은 "수많은 악재가 달러화에 이미 반영된 반면 다가올 비관적인 재료들은 유로화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이어 헤지 펀드와 같은 단기 투자세력들까지 달러 매수 대열에 뛰어든다면 유로화 가치가 급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외환시장 최대 큰손 가운데 하나인 도이체 방크의 반킴 차다 거시 외환 수석은 "하반기부터 미국 주택 시장이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달러화 가치가 안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전략도 달러 강세에 `베팅`..해외증시 비중 줄여라
달러화의 대세 하락기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은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낸 지난 2년간 미국 투자자들은 해외 증시 투자에 열을 올렸다.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환차익으로 수익률이 상승하는 효과를 낳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달러화 가치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기관투자가들은 해외 증시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해외 증시 비중을 25~35% 정도로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는 진단이 우세하지만 일부 스트래티지스트는 10~15% 수준까지 축소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뉴욕 소재 야드니 리서치의 에드 야드니 회장은 "달러화 가치가 추가로 붕괴되기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은 `여명에서 깨어나야 한다`(wake up and smell the coffee)"며 "달러 안정화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