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엿보기)SH운용 '탑스 아름다운 주식'

'Tops 아름다운 종류형 주식투자신탁 1호' SRI펀드의 전형
유가증권시장내 중대형종목,가치주와 성장주에 고르게 투자

  • 등록 2006-09-07 오후 3:17:51

    수정 2006-09-07 오후 3:43:49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사례 1 = 2001년 11월 SONY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플레이스테이션2를 판매하기 위해 네덜란드 세관을 통과하던 중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돼 수입 불가 판정을 받았다. 직접적 피해액만 2000억원에 달했고, 크리스마스 시장을 겨냥한 경영 전략에 치명타를 맞았다.

사례 2 =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회사 나이키는 1998년 파키스탄과 캄보디아에서 아동노동 스캔들에 휘말려 영업이익이 37% 급락하고 주가에도 큰 손실을 입었다.

사례3 = 엔론과 월드콤은 대규모 분식회계 스캔들로 전세계 증시를 요동치게 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대주주 2세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정관계 로비 사건으로 계열사들의 주가가 크게 요동을 쳤다.

위 세가지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세 분야에서 비윤리적인 리스크로 큰 타격을 입었던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다.

요즘 국내 자본시장에는 '장하성펀드'가 화두다. 이 펀드는 투자한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적극적인 경영 간섭을 통해 개선을 시도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이는 '지배구조개선펀드'로, 사회책임투자(SRI)펀드의 일종이다.

지금 소개할 SH자산운용의 'Tops 아름다운 종류형 주식펀드'는 장하성펀드와 같이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이 아니라,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에 투자하는 또다른 유형의 SRI펀드다.

◇'탑스 아름다운 주식'..어떤 펀드인가

탑스 아름다운 주식펀드는 환경, 사회, 경제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대한 선별 투자와 장기 투자를 통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SRI펀드다.

환경, 사회, 경제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야말로 계속기업(Going Concern)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가치 상승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펀드에 녹아있다.

납입금액별로 클래스를 구분하고 있는 이 펀드는 판매 및 운용보수 중 각각 1.7%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조성해 공익사업 지원에 쓰고 있다.

펀드 운용면에서 가장 큰 차별성은 투자대상 종목군 선정시 재무적 판단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심사를 한다는 점이다.

세계적 지속 가능성 심사 및 투자자문기관인 이노베스트(Innovest)와 제휴 관계에 있는 에코프런티어가 친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 등 경제의 질적 향상 등 3가지 기준에 따라 투자대상 종목군을 선정한다.

물론 지속가능성 심사만이 유일한 종목 선정의 기준이 아니란 점을 알아야 한다. 운용사는 재무구조 분석과 가치평가를 통해 안정적이고 저평가된 종목을 고르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정된 종목군 중 펀드는 실제로 35~39개 종목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국민은행 등 국내 대표주식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올 6월말 현재 이 펀드의 설정액은 1006억원, 순자산가치(NAV)는 1129억원에 달해 국내 SRI펀드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실제 운용은 어떻게..또 성과는?

이 펀드는 올 6월말 현재 주식에 97%를 투자하고 있는 반면 채권에는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다. 투자된 종목 모두 유가증권시장의 중대형 종목들이다. 스타일로 구분하자면 가치주와 성장주가 고른 비중으로 투자돼 있다.

이 펀드가 투자했거나 하고 있는 종목들을 살펴보면 우선 삼성전자가 14%(6월말 기준) 비중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하이닉스(7.22%), 국민은행(7.17%), SK텔레콤(4.19%), 현대제철(4.10%), 현대차(3.92%), 유한양행(3.85%), LG필립스LCD(3.25%), GS건설(3.25%), 현대중공업(3.10%) 순이다.

섹터별로 보면 전기전자업종 비중이 26%로 지난 1월 30.32%에 비해 낮아졌지만 동일 유형(20.06%)이나 시장(23.82%)에 비해 여전히 높은 편이다.

그외에 운수장비(10.99%), 화학(10.03%), 은행(7.17%), 유통(5.40%), 철강금속(5.10%)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분포돼 있다.

이 펀드는 지난해 11월에 설정된 이래 12.18%(9월4일 현재)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동일 유형 대비 5.15%, 코스피 지수 대비 4.3% 앞선 양호한 것이다.

◇약점은 없나

이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주요 종목들을 보면 대부분 국내 대표기업들로 채워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일 유형의 펀드와 비교하면 이러한 대표종목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현대차 사태가 터졌던 지난 4월과 5월경 이 펀드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현대차 계열사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3월 이전까지는 사태의 직접 계기가 됐던 글로비스 주식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점에서 "이 펀드가 자랑거리로 삼고 있는 '지속가능성 심사'가 과연 어떠한 차별성을 가지는가"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심지어는 지배구조 건전성을 종목 심사의 주요한 기준이라고 표방한 자체가 공허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되는 것일까. 이 펀드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혹시 '자문기관의 지속가능성 심사' 자체가 그저 참고사항에 그칠 뿐 실제로는 여타 대형주 투자펀드와 다를 바 없이 운용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또한 펀드가 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에 대해서는 일절 투자하지 않고 있는 점도 "계속기업으로서 먼 미래까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한 게 아니라 현재 지속가능한 성장 상태에 있는 기업에만 투자하고 있는게 아닌가"라고 반문하게 하는 대목이다.

과연 모든 초기단계 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어렵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이런 점에서 이 펀드가 전면에 표방하는 대로 "장기 투자에 보다 유리하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정통 대형주펀드와 다른 종목 발굴상의 차별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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