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호준기자] 8월 중국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중국경제 과열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0일과 13일 발표된 8월 산업생산과 물가상승률을 두고 비관론자와 낙관론자의 해석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상이다.
비관론자들은 "8월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산업생산 증가율이 6개월 만에 확대됐다"며 "긴축정책이 재차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편 낙관론자들은 산업생산 호조는 소재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에 따른 것으로 우려할만 수준이 아니며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예상치보다 낮게 나온 점에 주목했다.
◇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2개월 연속 상승..금리인상 점쳐
삼성증권은 13일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15.9%로 6개월 만에 상승했고, 특히 대표적인 과열업종으로 분류되는 철강생산이 23%나 급등하면서 전체 생산증가를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고정자산투자도 누적기준으로 7월까지 전년대비 31% 증가했다"며 "1분기 43% 증가에 비해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정자산투자가 2개월 연속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 연구위원은 "민간투자는 위축됐지만 국영기업과 지방정부 차원의 투자는 여전히 활발하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13일 발표된 중국 소비자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오 연구위원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3%로 시장예상치인 5.4%보다 다소 낮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생산자물가지수는 6.8%로 지난달보다 0.4% 확대되면서 물가상승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안에 중국 정부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교보증권도 이날 "중국 정부의 태도가 다시 바뀌고 있다"며 "중국 과열억제책이 자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근 인민은행은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경고했고, 저우 샤오찬 총재도 물가상승압력이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에 국무원 산하 연구개발센타는 인플레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주이환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의 중점 억제대상인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7월 31.1%에서 8월 32%로 상승했다"며 "상승폭은 대수롭지 않지만 가파른 하락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투자억제책의 효력이 한계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도 중국 경제의 하향 안정세가 아닌 과열 재개 움직임에 더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며 "10월 금리인상 논쟁이 가열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중국 정부에서 과열억제책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아 연착륙을 낙관한 금융시장이 한번 더 상처를 받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산업생산 증가율 반등 "수출호조와 소재가격 상승 때문"
한편 8월 경제지표가 중국 정부의 과열억제정책의 효과를 확인시켜주고 있다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산업생산 증가율이 반등한 것은 철강 및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 때문이며 물가상승률도 시장예상치보다 낮았다고 평가했다.
대우증권은 13일 중국의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며 과열억제책의 효과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우증권은 철강 및 석유화학 제품 가격상승과 수출 호조로 산업생산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둔화된 조강 및 강재 생산은 7월에 이어 전년동월비 각각 21.8%, 22.9% 증가했다. 8월 수출도 전년동월비 37.4% 증가한 514억 달러를 기록했다.
박정우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상반기 중국 긴축정책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며 "기업대출 등 금융부분 과열이 뚜렷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시장예상치인 5.4~5.5%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16일 `8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주목
박 이코노미스트는 또한 "설령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함이지 긴축 강화로 해석할 이유는 없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16일 발표될 8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에 주목하려고 조언했다. 8월 고정자산투자가 3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경우 경기과열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근원 인플레 압력의 감소세 지속 여부가 하반기 중국경제 연착륙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