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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관계자들은 “중국의 지난 실사격 훈련은 중국이 대만 침공의 서막으로 봉쇄를 택할 것이고, 대만은 미국 등 제3국의 개입이 있기 전까지 독자적으로 자신들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대만은 섬이란 특수성으로 우크라이나처럼 육로로 무기를 원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이후 대만에 다섯 차례에 걸쳐 총 11억7300달러(약 1조6500억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했으며, 이달 초에도 AGM-84L 하푼 블록Ⅱ 지대함 미사일 60기, AIM-9X 블록Ⅱ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100기 등을 포함해 11억달러(약 1조5500억원) 상당의 첨단 무기 추가 판매를 결정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당국은 판매와 운송 과정을 좀 더 간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재임 당시 아시아 정책 자문이었던 제이콥 스톡스 신미안보센터 연구원은 “무기 비축을 통해 대만이 독자적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견해를 두고 미국과 대만이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NYT는 미국 정부가 대만 정부와 미국 방산업체들을 설득해 대형 무기 시스템 보다는 소형 이동식 무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도 지급된 무게 22kg가량의 휴대용 미사일인 재블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격이 비싼 데다 눈에 잘 띄는 대형 무기 시스템은 중국이 초기 공격에서 쉽게 파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많은 수의 이동식 소형 무기와 함께 탄약과 연료, 에너지, 식량 등을 전략적으로 비축해야 효과적인 방어가 가능하다고 미국 당국은 보고 있다.
또한 NYT는 대만을 ‘무기 창고’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각종 도전을 직면하고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으로 미국과 동맹국의 무기 비축량이 줄어들고 있고, 방산업체로선 지속적인 장기 주문 없이 생산 라인을 추가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공급 속도를 높이면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미지수다.
한편, 지난 3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수 있는 준비를 끝내라는 지시를 군에 내렸다면서, 202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분쟁의 위험이 커진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