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동안 6조 2000억원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8월 정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 관련 대출규제가 완화된데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2.0%로 낮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연말 계절 요인으로 기업들이 부채비율 맞추기에 집중하면서 은행의 기업대출은 대폭 감소했다.
| 자료 : 한국은행 |
|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1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406조 9000억원으로 6조 2000억원 늘어났다. 총량과 증가분 모두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5조 9000억원 증가하며 400조 7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주담대 확대 영향으로 가계대출 역시 6조 6000억원 증가해 560조 9000억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분은 지난해 11월 6조 9000억원 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증가추세는 꾸준히 이어갔다.
재건축 규제 완화를 담은 부동산 부동산 3법이 지난해 연말 통과된데다 전셋값 급등으로 집을 사자는 수요가 조금씩 늘면서 가계대출증가로 이어져 대출수요가 늘어났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규제 완화와 낮은 수준의 금리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가계대출은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연말 부채비율관리의 일환으로 큰 폭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11월 은행 기업대출은 4조 1000억원 증가했으나 12월에는 11조 1000억원 감소했다. 대기업대출도 지난해 11월 8000억원 감소해서 12월 6조3000억원 감소한 것은 기업의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의 영향이란 설명이다. 중소기업대출도 연말 부실채권 정리 등으로 4조 8000억원 감소했다.
은행수신은 지난해 11월 17조 4000억원에서 12월 5조 2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시입출금 예금은 연말 재정집행자금이 유입돼 지난해 11월 10조 9000억원에서 12월 12조 6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기예금은 지자체의 연말 재정집행을 위한 예금 인출 등으로 지난해 11월 3조 7000억원 증가에서 12월 8조 4000억원 감소로 대폭 줄었다.
MMF, 주식형펀드 등 자산운용사 수신은 증가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MMF는 작년 11월에는 1조 2000억원 감소했지만 12월에는 11조 5000억원 줄었다. 주식형펀드는 1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쳐고 채권형 펀드 역시 시장금리 추가 하락 기대 약화 등으로 200억원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