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유동성의 힘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작용하면서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띨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리스·이탈리아 등 PIGS 국가들의 국채 만기 위험이 남아 있는 만큼, 본격적인 랠리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31일 이데일리가 국내 13개 증권사의 2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취합한 결과, 코스피 예상 지수대는 1857~2039선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증권사가 1월에 비해 저점과 고점을 높게 잡았다. 대신증권과 HMC투자증권이 상단을 2100선으로 가장 높게 잡으며 다소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반면, 교보증권과 NH투자증권은 하단을 각각 1800선, 1820선으로 설정하며 가장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대세는 우상향..단 외국인 매수강도 줄 것"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잠자고 있던 유동성이 깨어나고 있다"며 "ECB의 LTRO 이후 은행파산 우려가 제거되면서 선순환 촉매가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로 인해 유럽은행들이 1%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단기국채 매수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 축소할 수 없는 유동성이라는 인식 등이 주가를 강하게 끌어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팀장은 "최근 강하게 유입된 자금의 대부분이 유럽계라는 점에서 환율 및 베이시스 흐름에 유념할 필요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우상향하는 모습을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적 조정 가능..2000선 안착 시간 걸릴 듯
유럽 재정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 만큼, 어느 정도 조정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리스 및 포르투갈의 재정 위험이 여전하고, 이탈리아 성장률은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연초 코스피 반등에 동력을 제공했던 미국 경기도 회복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기업 실적 전망치도 차츰 낮아지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국채 만기 이슈와 그리스의 채무조정, 포르투갈의 추가 구제금융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고, 미국 경제지표 개선은 더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0선 안착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유럽재정위기에 대한 당장의 대란은 피해 가고 있을 뿐, 유럽 재정 문제 자체가 해결 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며 "중국 경기가 하강하고 있고, 미국 경기의 회복세도 둔화될 수 있는 만큼 2000선 안착보다 기술적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