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골프회원권 시세가 최초 분양가를 밑돌면서 입회금 반환시기가 도래한 지방권 회원제 골프장이 위기의 진원지다.
1일 금융감독원의 골프장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분양해 올해 입회금 반환 청구가 예정돼 있는 골프장은 24곳에 달한다. 입회금 반환규모는 총 1조640억원에 달한다.
입회금 반환 시기는 골프장과 회원간의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회원권 분양금 완납 후 5년이 일반적이다.
◇ 입회금 반환 규모는
지역별로 보면 영남권 8곳(3427억원). 제주권 6곳(3932억원) 등으로 가장 많다.
업체별로 보면 제주도 서귀포에 있는 블랙스톤CC가 1033억원으로 가장 많고 타미우스CC(구 로드랜드)가 930억원으로 두번째다. 타미우스CC는 이미 입회금 반환소송 중이다. 또 에덴밸리리조트(회원제 18홀)를 운영하는 (주)신세계개발은 공사대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 중이다.
현재 골프회원권 시세는 2008년 상반기에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지방권을 중심으로 일부 골프장의 회원권 시가가 분양가를 밑돌고 있다.
올해 8월 골프회원권 가격을 5년 전인 2005년 8월과 비교해보면, 제주권은 -37.5%, 영남권은 -12.2%, 호남권은 -22.0%, 강원권은 -14.2%, 수도권은 -1.8%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회금 반환문제로 골프장 한곳이 부도가 날 경우, 회원권 가격이 동반 폭락하면서 현재 시가가 분양가를 상회하는 골프회원권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회원권 시세 폭락이 원인
대다수 골프장들이 입회금 반환 불능에 빠진 이유는 골프장을 건설할 때 자기자본이 거의 없이 회원권 분양대금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같은 부채로 골프장을 건설하는게 관행처럼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리하게 골프장을 건설하면 골프회원권 시장이 호황일 때는 문제가 안되지만 지금같은 불황기에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우리나라와 같은 입회금제로 운영되고 있는 일본은 이미 이같은 문제로 홍역을 치뤘다. 버블 붕괴 후 골프장 이용인구가 급감하고 회원권 값이 하락하면서 800곳에 이르는 골프장이 입회금 반환문제로 인해 부도가 났고 골프회원권 가격도 95% 이상 폭락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예탁금제도(우리나라 입회금제도에 해당)를 그대로 받아 들인 우리나라도 입회금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서천범 연구소장은 "입회금제도 대신에 회원권(입회금)을 골프장 회사의 주식으로 대체하는 주주회원제를 확대하거나 현재 공정률 30% 이상이면 골프회원권을 분양할 수 있었던 제도를 50%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입회금제 회원제골프장
골프장 회원권을 살 때, 골프장 경영회사에 입회비를 예탁하고 그 시설을 우선적으로 이용할 권리(시설이용권)와 일정한 거치기간이 지난 후 입회금의 반환을 청구할 권리(입회금 반환청구권)를 갖는 골프장이다. 2009년말 기준으로 국내 회원제골프장 193곳 중 사단법인제 3곳, 주주회원제 4곳을 제외한 186곳이 입회금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초 골프장 회원권(입회금)을 구입했을 때의 분양가보다 현재 시가가 높을 경우는 회원권 거래소를 통해 매도-매수가 이뤄지지만 시가가 최초 분양가보다 떨어졌을 경우는 골프장과 회원간의 계약시 약정에 따라 일정 거치기간이 지난 후 입회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골프장이 입회금 지불능력을 상실하게 되면 부도처리 되고 회원은 입회금 전액 회수가 불가능해 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