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지영한기자]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현대·기아차그룹에겐 2월은 비수기이다. 그러나 투자자의 입장에선 이같은 비수기가 지난해 실적을 최종 확인하는 시점인 동시에 올해 영업전략도 차분히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실제 이달 중하순께는 그룹내 자동차 3인방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가 2003년 4분기 실적을 일제히 발표한다. 또한 현대차가 올 한 해 승부수로 띄울 콤팩트(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신차인 `JM`(프로젝트명)도 이달초 모습이 전격 공개된다.
우선 그룹내 차3인방은 오는 18~20일 전후로 2003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들 3사는 순환출자 형식으로 고리가 연결돼 있으며, 지분법평가 등을 감안해 서로 비슷한 시점에 실적을 발표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목표가 2003년 대비 8% 증가한 26조9000억원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역산할 경우 현대차의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7조3300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7조1800억원 안팎이 추정된다.
그러나 작년 실적의 경우엔 회계기준 변경으로 분기별로 평균 5000억원 정도에 달하는 유상사급(제조업체가 원자재를 구매해 하청업체에 이를 공급할 때 그 구매비용을 매출로 산정하는 것)이 제외된 만큼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실질적으로 사상 최대로 추정된다.
지난 4분기 현대차의 이익전망은 아직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3분기까지 경상이익 영업이익 순이익이 증가세를 보여왔던 만큼 4분기의 마진율도 전년수준 이상을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02년 6.1%대비 2% 포인트 가량 상승한 8%대가 예상되고 있다.
기아자동차(000270)의 경우엔 지난해 연간으로 매출 12조8000억원, 경상이익 8500억원 안팎으로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의 경우 유상사급을 제외한 2002년 실적실적(12조1500억원)대비 5% 가량, 경상이익은 2002년(8013억원)대비 6%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기아차의 경상이익률은 오피러스 쎄라토 등 신차와 쏘렌토가 많이 팔렸음에도 전년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가동률 저하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대모비스(012330) 역시 사상 최고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의 컨센서스는 대략 1600억~1700억원 수준이나 일각에선 2000억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호전됐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현대차가 중국에서 `아반떼XD`의 생산을 개시함에 따라 마진이 높은 CKD(현지부품조립방식) 수출이 추가된데다 A/S부문에서도 3~4년전에 판매된 RV(레저용차량)차종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단가상승효과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매출은 3분기까지 3조7752억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중엔 1조4500억원 안팎이 추가돼 연간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오는 4일 미국 시카고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이는 `JM`은 `아반떼XD`를 플랫폼으로 만들어져 `쏘나타` 플랫폼의 `싼타페`보다 작은 `베이비 싼타페`로 불리며 2000cc급 커먼레일 디젤엔진이 장착된다.
수출명은 `싼타페`와 마찬가지로 강렬한 태양과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미국 남부도시의 지명인 `투산`으로 정해졌다. 내수시장에선 기존 `싼타페`와 하반기 출시되는 기아차의 소형 SUV `KM` 등과의 차별화여부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