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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마저 공화당이 승리하나
1일(현지시간) 미국 선거예측 사이트 270투윈(270towin)에 따르면 현재 판세상 이번 하원선거에서 민주당 우세 지역은 200곳, 공화당 우세 지역은 223곳으로 각각 나타났다. 경합 지역은 12곳이다. 임기 2년의 하원의원은 435명으로 이번에 모두 새로 뽑는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석은 각각 221석, 214석이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270투윈의 분석상 민주당 우세 지역은 210곳에 가까웠다. 선거에 가까울수록 공화당 쪽으로 표심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하원 다수당이 2년 만에 바뀔 게 거의 확실하다. “민주당이 의석을 얼마나 덜 잃는지가 관전 포인트”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주목할 것은 상원 선거다. 이번에 새로 선출하는 35명(총 상원의원 100명)의 결과를 더해 민주당은 49석을, 공화당은 50석을 각각 차지할 것이라고 270투윈은 예상했다. 경합지역은 조지아주 한 곳이다. 270투윈은 당초 네바다주 역시 경합지로 꼽았으나 지금은 공화당 우위로 점쳤다. 워싱턴 정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현재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민주당 소속 라파엘 워녹인데, 본인도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초박빙이라고 한다”며 “‘바이블벨트’(Bible Belt·보수 기독교 신앙이 지배하는 지역)의 중심이 조지아주라는 점에서 공화당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2~26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44%로 공화당(46%)에 뒤졌다. 앞서 8월 여론조사 당시 민주당이 공화당에 3%포인트 차이로 우세했는데, 몇 달 사이 분위기가 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3%로 반대(55%)에 12%포인트나 못 미쳤다.
특히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뉴욕주마저 흔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뉴욕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캐시 호컬 주지사(현직)와 공화당 소속 리 젤딘 후보간 대결에서 당초 예상보다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주는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60.9%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7.7%를 각각 득표했던 곳이다.
경제 부각에 민주당 지지율↓
민주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바이든플레이션’(바이든+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경제 문제를 선거의 주요 의제로 보기 시작하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 이번 WSJ 여론조사를 보면, 현재 미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직전 대비 11%포인트 폭락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석유업계를 겨냥한 횡재세 도입을 계속 언급하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일상과 밀접한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린 것은 석유 공룡들의 탐욕 탓이니, 정부는 그들에게 세금을 걷어 물가를 내리겠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선거용’ 발언이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혹평이 적지 않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에너지 기업에 대한 횡재세 (도입) 주장을 이해하지 못 하겠다”며 “엑손모빌은 (지금은) 횡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 동안은 전체 시장 평균 이익을 하회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저유가 당시 엑손모빌의 이익이 낮았을 때는 가만 있다가 고유가 때 돈을 벌자 세금을 더 걷자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서머스 교수는 클린턴 행정부 때 재무장관을, 오마바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각각 역임한 ‘민주당 사람’으로 여겨졌지만,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는 물가 정책 실기론을 거듭 주장해 왔다.
다만 변수도 있다. 공화당의 ‘막후 1인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다. 미국 의회 폭동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 하원의 1·6 특별위원회는 최근 그에 대한 소환장을 전격 발부했다. 그가 정권 이양을 전복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지휘했다는 증거를 수집했다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