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원, 보구녀관 135주년 기념식 열어

“보구녀관, 서양의학 도입 주도…여성의료, 선교, 교육의 역사 상징성 있어”
역사모형동산 제막식, 이화의료아카데미 개소식, 기념특별전 함께 열려
  • 등록 2022-10-25 오전 11:13:50

    수정 2022-10-25 오후 2:12:5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원장 유경하) 전신인 보구녀관(普救女館) 설립 135주년 기념식이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개최됐다.

이대서울병원에 복원된 보구녀관 앞마당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 김은미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하은희 이화의대 학과장 등 이화여대 관계자와 정진엽 부민의료원장, 김영훈 고대의료원장, 장일태 나누리의료재단 이사장, 이철 하나의료재단 명예원장 등 외빈들이 참석했다. 이어 유경하 이화여자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유재두 이대목동병원장, 임수미 이대서울병원장과 김영주 이화여자대학교 보구녀관장 등 의료원 관계자들 함께 자리했다.

유경하 이화의료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우리나라에 서양의학 도입을 주도한 보구녀관은 의학교육의 장을 제공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의 친구이자 고통을 치료하는 치유공간이었다”며 “보구녀관은 이화의료원의 역사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여성 의료와 선교, 교육의 역사라는 상징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보구녀관은 1887년 10월 미국 의료 선교사 윌리엄 스크랜튼의 제안으로 설립된 조선 최초의 여성 전문병원으로 남성 의사에게 몸을 보이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던 조선 여성들을 위해 세워졌다. 고종 황제는 ‘여성을 널리 구하는 곳’이라는 의미의 ‘보구녀관(普救女館)’이란 이름을 하사했다.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은 “135년 전 한 여성 환자에서부터 시작돼 한국 첫 여성 간호사, 의사를 배출한 보구녀관에 이어 오늘도 그 발자취를 따라가는 이화의료원 역사는 큰 의미가 있다“며 ”보구녀관의 희생정신, 박애정신을 잃지 않고 앞으로 150주년 200주년을 향해 더 찬란히 빛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 “역사 알아야 길 보인다” 이대서울병원 로비, 역사모형동산 조성

보구녀관 기념식에 앞서 이화의료원은 이대서울병원 1층 로비에서 역사모형동산 제막식을 열었다. 역사모형동산은 ▲제1시기 정동(1887 ~ 1913, 모형 1:200) ▲제2시기 동대문-Ⅰ(1892 ~ 1958, 모형 1:300) ▲제2시기 동대문-Ⅱ(1958 ~ 2008, 모형 1:250) ▲제3시기 목동(1993 ~ 현재, 모형 1:400) 등 4개의 모형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1887년 정동 32-2번지에 세워진 보구녀관부터 릴리안해리스 기념병원, 동대문부인병원, 이대동대문병원을 이어 현재 이대목동병원, 이대서울병원을 아우르는 이화의료원의 변화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대서울병원 건립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강미선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축학적으로 건물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이뤄지는 행위가 가치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구녀관의 시작은 작았지만 큰 의미를 지닌다”며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 멋진 길을 나아가자는 뜻에서 모형 동산이 만들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보구녀관 1887부터 이화의료원 2022까지’ 기념 특별전 진행

이대서울병원 아트큐브에서는 10월 24일부터 2023년 2월 28일까지 ‘보구녀관 1887부터 이화의료원 2022까지’ 기념 특별전을 연다. ‘EUMC 135년의 기록 이화의료 이야기’라는 부제로 열리는 특별전에는 올해 4월 출범한 ‘이화의료원 135년사 편찬 위원회 TF’에서 수집한 사진 자료가 전시된다.

강애란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는 “이대서울병원, 이대목동병원, 과거 동대문병원을 합성해 렌티큘라(Lenticular) 라는 기법을 통해 사진을 전시했다”며 “이 공간을 지나가면 세 개의 병원이 오버랩 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보구녀관 135주년 기념 ‘이화의료아카데미’ 개소

이화의료원은 보구녀관 설립 135주년을 맞이해 VR 기술을 활용한 의료교육과 메디컬 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이화의료아카데미의 문을 열었다. 아카데미에는 의료인 및 의료종사자 대상 실물과 가상을 융합한 교육공간인 ‘Real and Virtual 융합교육관’과 메디컬 관련 다양한 컨텐츠 제작을 위한 ‘메디컬 컨텐츠 스튜디오’가 자리 잡았다.

한승호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장은 “이화의료아카데미는 4개의 VR룸으로 구성돼 대형 스크린으로 인체 관련 3D 컨텐츠 영상을 보며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며 “4차 산업과 바이오기술에 기반을 둔 국내 최초의 아카데미이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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