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C, 패리스 힐튼 등 유명인 내세운 ICO에 경고 날려

패리스 힐튼·플로이드 메이웨더 등 유명인 홍보 ICO 늘어나
"유명인 홍보 ICO, 유명인·회사 관계 알아보고 투자하라" 조언
  • 등록 2017-11-02 오전 10:55:46

    수정 2017-11-02 오전 10:55:46

사진=패리스 힐튼 트위터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미국 금융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올들어 스타트업과 투자자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에 대해 경고조치를 발동했다.

1일(현지시간) SEC는 스타들은 투자가 적합한지 보증하기에 충분한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다며 깜짝 경고를 발표했다. 심지어 SEC는 유명인이 보수를 얼마 받는지 밝히지 않았을 경우에는 홍보가 불법일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내놓았다.

SEC는 ”투자를 홍보하는 유명인들은 종종 투자가 적절한지, 연방증권법을 준수하는지 보증하기에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않을 때가 있다”며 “특정 보증이나 추천에 의존하고 있다면, 홍보인과 회사와의 관계에 대해 더 알아보고 권유가 정말 독립적인지 아니면 보수에 의한 것인지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최근 들어 패리스 힐튼이나 플로이드 메이웨더 등 유명인을 내세워 새로운 가상화폐를 찍어내고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ICO가 늘어나고 있어 투자에 유의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미 언론들은 ICO에 대한 투자가 폭증하며 미국 규제당국이 유명인 홍보에 현혹되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힐튼호텔 창립자의 증손녀로 미국 사교계의 스타인 힐튼은 지난 9월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가상화폐 기반 기술 ‘블록체인’ 기업 리디안코인의 ICO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유명 권투 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DJ칼리드도 ICO를 홍보에 합류한 바 있다.

ICO는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와 유사한 개념으로, 새로운 가상화폐를 내놓으면서 자금을 모으는 활동이다. 그러나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은 최근 수개월 동안 “ICO는 불공정 주식거래가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기업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진행하는 ICO가 ‘펌프 앤 덤프(허위정보로 매매가를 끌어올린 후 시세차익을 챙기는 수법)’로 남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ICO는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에게 발생할 위험성에 대해 SEC는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규제당국이 이같은 우려하는 이유는 주식이 상장할 때 상장주관사나 거래소 감독당국 등 IPO 과정에서의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가 ICO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고조치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들이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과도기적 현상들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온라인 학자금 융자 거래소 렌드에듀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3명은 ICO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인의 68%는 이더리움이 뭔지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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