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교육부 대입국장 경질에 “사교육 업체와 이권 카르텔”

“사교육 관행 멈추라 지시에도 카르텔 더 견고화”
인사조치에 “대통령 지시 불이행…예시주시”
  • 등록 2023-06-16 오후 3:27:03

    수정 2023-06-16 오후 3:27:03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대통령실은 16일 교육부에서 대입 담당 국장을 전격 경질한 것과 관련해 교육 당국과 사교육 업계 간 ‘이권 카르텔’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학원에 가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를 내는 관행을 멈추라고 했지만, 중단하지 않고 당국이 학원과 이권 카르텔을 더 견고화하며 몇 달째 버텨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공교육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출제하지 않도록 하자고 몇 달 전에 지시를 내렸다”며 “지시가 몇 달 동안 교육부에서 이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이날 오전 인사 발령을 내고 대입 담당인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사교육비 경감을 강력히 추진하라고 지시하며,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면 교육당국과 사교육계가 ‘카르텔’을 이루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 지 하루 만이다.

이 국장이 지난해 12월 인재정책기획관으로 발령을 받은 지 6개월 만에 물러나면서 사실상 이례적인 ‘경질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오늘 경질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수능 출제 방향과 관련해 이 부총리에게 지시한 것이 ‘수능 난이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추가로 소개하며 “윤 대통령이 어제(15일) 이 장관에게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며 “공정한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므로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능에 관한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교육계에서 올해 2024학년도 수능이 평년보다 쉽게 출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혼란이 빚어지자, 대통령실이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또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는 분야이지만, 학교 교육을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것은 선택의 자유로서 정부가 막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아예 다루지 않은 비문학 국어 문제라든지 학교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과목 융합형 문제 출제는 처음부터 교육 당국이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으로서 아주 불공정하고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이런 실태를 보면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통속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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