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가계대출 2.7조↓, 두달째 내리막…주담대 9년여 만에 감소

한국은행, 2월 금융시장 동향 발표
고금리·정부 규제 영향…전세자금대출도 크게 내려
기업대출은 5.2조 늘어…중소기업 중심으로
수시입출식예금 21.4조↑, 증가 전환
  • 등록 2023-03-09 오후 12:00:00

    수정 2023-03-09 오후 12:0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 2조7000억원 내리며 두달 연속 감소세를 가져갔다. 높은 금리 수준과 강화된 대출규제로 기타대출 감소세가 지속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 감소폭 확대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9년여 만에 감소 전환된 영향이 컸다.

사진=연합뉴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2조7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1월(-4조7000억원)보다 감소폭이 줄었지만, 두달째 감소했다. 역대 3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은행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기타대출의 감소세가 지속된 것에 더해 주담대가 9년여 만에 감소 전환 된 것에 기인한다. 주담대는 주택 매매 및 집단대출 관련 자금수요가 늘었지만, 전세자금대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3000억원 감소했다. 주담대가 감소한 것은 2014년(-3000억원) 1월 이후 처음이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달 2조5000억원 줄어 1월(-1조8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늘었다. 2016년 1월 통계집계 이후 최대 감소 규모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금리 자체가 높아진 부담 때문에 전세자금대출 신규 수요도 줄고, 기존 대출 상환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전세 거래 자체가 최근 월세 전환으로 거래량 자체 줄기도 했고, 전셋값이 2년전에 비해 낮은 소위 ‘역전세’ 상태이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이 줄어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타대출은 2조4000억원 감소하며 1월(-4조6000억원)보단 감소폭이 줄었지만, 1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높은 대출금리,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대출규제 등 영향으로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상여금 유입으로 신용대출 감소 규모가 컸던 1월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됐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담보대출, 기타대출(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등으로 구성된다.

출처=한국은행


가계대출은 감소한 반면 은행 기업대출은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5조2000억원 늘었다. 지난 1월(7조9000억원)에 비해 증가 규모가 축소됐지만, 두달 연속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일부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 등으로 4조3000억원 늘어 1월(1조3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대기업 대출은 연말 일시상환분이 재취급됐던 전월의 계절적 요인이 소멸되고, 회사채 발행 확대에 따른 대출수요 둔화 등으로 9000억원 늘어 1월(6조6000억원)에 비해 줄었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선차환 발행 등 영향으로 1조7000억원 순상환됐다. 5개월 만의 순상환 전환이다.

은행 수신은 지난달 22조3000억원 유입되며 증가 전환됐다. 수시입출금식예금이 21조4000억원 들어오며 1월(-59조5000억원) 대비 상당폭 늘어났다. 기업 결제성자금 및 기타 금융기관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정기예금도 2조4000억원 들어와 소폭 늘었다. 예금금리 하락 등에 따른 기업·가계 자금 인출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8000억원 유입되며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주식형, 채권형, 기타펀드로 각각 1조2000억원, 3000억원, 1조8000억원 유입됐다. 반면 머니마켓펀드(MMF)는 재정집행을 위한 국고자금 유출 등으로 2조2000억원 빠져 감소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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