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시청자 개인정보 판 EBS에 과징금 2470만원

EBS 머니톡 문제 화면. 방통위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에서 보험상담방송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알게 된 시청자 정보를 부당하게 유용한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 대해 247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아울러 위반사항을 시정하도록 업무처리 절차의 개선 등을 명령했다.

방통위 사실조사 결과 EBS는 ‘돈이 되는 토크쇼-머니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법인보험대리점인 키움에셋플래너와 총 52편의 프로그램 제작비 지원을 위한 협찬계약을 체결했고, 프로그램의 전화상담 및 민원처리를 위해 개인정보처리 위탁계약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그램이 방송된 기간(2020년 4월27일10월24일) 콜센터 및 홈페이지 배너를 통해 총 3만381건의 시청자 정보가 수집돼 키움에셋플래너에 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상담전화는 협찬사 키움에셋플래너가 개설하고 운영한 전화였으나 EBS는 방송을 통해 EBS 머니톡 콜센터로 안내해 방송사가 직접 운영하는 콜센터로 오인할 수 있도록 시청자를 기망했다.

또 EBS는 시청자들이 상담신청을 접수할 때 시청자 개인정보가 특정보험대리점에 제공된다는 사실, 개인정보 이용목적 등의 관련 사실을 시청자에게 설명하지 않고 동의를 받지 않았다.

시청자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수집하는 개인정보 이용목적을 모호하게 설명하거나, 보험대리점에서 직접 수집·관리하는 화면이 EBS에서 운영하는 화면으로 오인할 수 있도록 방치하기도 했다.

아울러 EBS는 ‘상담DB 확보 등 협찬사가 요청하는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는 조건으로 제작비 협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EBS가 이 협찬계약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방송프로그램으로 보험상담을 유도하고 협찬주가 영업활동에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시청자 DB를 협찬주와 함께 수집하고 이를 제공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보험상담 접수를 할 수 있는 전화번호, 홈페이지를 알려주면서 상담을 유도하는 행위 역시 특정 법인보험대리점의 보험 영업 활동을 우회적으로 돕도록 설계돼 관련 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방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과징금 부과 외에도 △시정조치를 명령받은 사실의 공표 △개인정보 및 협찬관련 업무처리 절차 개선명령 등 방송법 제85조의2 제2항에 따른 시정조치를 함께 의결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협찬사의 이익을 도모하면서 시청자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한 것은 공영방송사로서 공적 책임을 망각한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본다”면서 “유사한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 하는 한편, 보험상담 방송 전반에 대한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