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후유증 예방, 틈틈이 스트레칭하고 김장 후 피로 완전히 풀어야

  • 등록 2015-11-24 오전 10:56:49

    수정 2015-11-24 오전 10:56:4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본격적인 김장철이다. 추운 날씨에 김장이라는 고된 노동을 하다 보면 주부들의 관절은 쑤시고 아파 며칠씩 고생하기 일쑤다. 특히 관절척추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 중인 중년 여성이 체감하는 김장후유증은 더욱 크다.

김장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소품들이 몇 가지 필요하다. 면장갑, 욕실의자, 조끼와 머플러, 손목보호대 등은 사소해 보여도 통증을 예방하는 훌륭한 건강 도우미다. 이밖에 무거운 김장 재료를 들 때는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고 김장 후에는 충분히 쉬면서 피로를 완전히 푸는 것도 김장후유증을 예방하는 지혜다.

◇조끼-머플러로 감기와 관절 척추 통증 예방 한번에

김장후유증의 주된 원인은 추위, 과도한 손목 사용, 무거운 물건 들기, 쪼그려 앉는 자세로 요약할 수 있다. 이 네 가지만 피해도 김장 후 통증을 덜 수 있다. 김장을 준비할 때 김장 재료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후유증 예방을 위한 대비도 해야 한다.

먼저 김장 복장은 활동하기 편하면서도 따뜻해야 한다. 감기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관절척추 통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기온이 내려가면 관절과 척추, 주변 인대와 근육 등이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다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통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무릎관절염 등 퇴행성 질환이 있는 여성은 겨울철 베란다나 야외에서 한나절 이상 일하다 보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추위로 인해 관절척추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막으려면 가볍고 따뜻한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것이 좋다. 외투는 소매가 길면 일하는데 방해가 되므로 보온성이 우수한 조끼로 대신한다. 목티를 입거나 머플러를 둘러 목을 보온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목만 따뜻하게 해도 체온을 3~5도 높일 수 있다. 초겨울 쌀쌀한 날씨에 추운 베란다나 야외에서 진행되는데, 낮은 기온에 어깨 주위의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어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강북 힘찬병원 백경일 원장은 “초겨울 쌀쌀한 날씨에 추운 베란다나 야외에서 김장을 하다 보면, 낮은 기온에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어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평소 가지고 있던 허리디스크나 척추 질환으로 인한 요통이 악화돼 김장철에 병원을 찾는 주부환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고무장갑 안에 면장갑 끼고 손목 보호대 해야

김장철 주부들이 통증을 호소하는 주요 부위로는 손가락과 손목, 팔꿈치도 빠지지 않는다. 마늘까기, 무채썰기, 배추절이기 등 반복적 칼질과 재료 손질은 팔꿈치 과사용을 유발, 테니스 엘보로 이어질 수 있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외측의 뼈(외상과)에 붙어있는 힘줄에 손상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라켓을 사용하는 운동을 한 후에 많이 발생하지만 주부들은 가사노동에 의해서도 흔히 생긴다. 배추 수 십 포기를 양념에 버무리다 보면 손목에 무리가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작은 통로인 수근관(손목터널)이 좁아져 이곳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눌려서 통증과 손저림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밖에 손목과 손가락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건초염도 유발될 수 있다.

부평힘찬병원 이승원 소장은 “손가락과 손목, 팔꿈치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 부위의 과사용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절여놓은 배추나 무 등 무거운 김장거리를 들고 계속 움직인다거나 김치 속을 버무리는 작업으로 인해 손목뿐 아니라 어깨 관절통이 유발되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과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김장재료를 썰거나 다질 때 칼이나 절구 대신 채칼과 믹서기를 쓴다. 행주를 짤 때 양 손목을 비트는 동작을 하게 되므로 키친타월이나 물티슈를 사용한다. 고무장갑 안에 면장갑을 끼면 손가락이 시리고 굳고 뻣뻣해지는 것을 막고 통증이 생기는 것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팔꿈치나 손목이 약한 경우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일을 하다 손목이나 손가락에 시큰거리는 통증이 생기면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고 주먹을 줬다 폈다 하면 나아진다.

◇ 욕실의자에 앉아 무릎 펴고 일하면 무릎 통증 줄어

김장은 앉아서 하는 일이 많아 무릎에도 부담이 간다. 특히 무릎에 가장 나쁜 자세는 엉덩이를 들고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것이다. 이때는 체중의 5~7배 이상 압력이 무릎 관절에 가해지게 된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 중인 60대 이상 여성에게는 매우 해로운 자세다. 무릎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되도록 서서 하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이 앉아서 일해야 한다면 욕실의자와 같은 보조의자를 활용해 편한 자세를 취한다. 양념을 버무릴 때는 자연스럽게 다리를 벌린 채 몸 가운데 두고 다른 양념통도 가까이 놓는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를 때도 주의한다. 절인 배추나 김치통과 같은 무거운 물건을 들면 순간적으로 허리가 삘 수 있으며 허리디스크가 악화될 수 있다.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커져 무릎 통증도 심해진다. 따라서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남편이나 아들 등 가족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다. 물건을 혼자서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바퀴 달린 운반 카트를 최대한 이용하고 집 안에서는 조금씩 여러 번 나누어 옮긴다. 물건을 옮길 때는 끌어당기는 것보다 미는 것이 허리에 부담을 덜 준다. 바닥에 있는 물건을 들 때는 허리 힘을 주지 말고 하체 힘으로 들어야 한다. 물건을 되도록 몸 가까이 붙여서 들고 가슴이나 어깨 높이까지 들어 올리지 않는다.

이밖에 일하는 틈틈이 허리 펴기, 기지개 펴기, 손목 돌리기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김장 후에는 피로가 풀릴 때까지 쉬어야 한다. 사우나나 온찜질, 스트레칭, 가벼운 운동으로 관절척추 피로를 풀어준다. 그러나 김장 후 수일이 지난 뒤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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