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살리자]주택·건설업 침체로 후방산업도 위기

주택거래 감소로 수도권 중개업소 5년새 11%폐업
이삿짐·인테리어 업체 일감 절반으로 줄어
시멘트·레미콘·건자재 내수 시장 감소 고민
  • 등록 2013-01-03 오후 2:45:03

    수정 2013-01-03 오후 2:45:03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건설 후방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줄면서 부동산 중개업소는 빈사상태에 빠졌고, 이삿짐 업체와 인테리어 업계도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며 폐업이 속출했다.

시멘트 및 레미콘 업계는 내수시장 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고, 건축 자재업계는 건설 이외 분야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등 불황 타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 후방산업 종사자는 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중개업소 폐업 잇따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극심한 주택 거래 감소로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에서 영업 중인 중개업소는 중대형 아파트의 거래 실종으로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작년 1~9월 강남3구 전체 중개업소 4849곳에서 거래한 주택 매매 건수는 5524건으로 평균 1.13건에 불과했다.

이 같은 거래 부진은 중개업소의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10월 5만8010곳이던 수도권 중개업소는 작년 10월말 현재 5만1623곳으로 11%나 감소했다. 인천이 4년새 1000곳 넘게 폐업해 16% 줄었고 서울(-12%)과 경기(-9%)지역 중개업소들도 대거 문을 닫았다.

이삿짐 및 인테리어 업계도 직격탄

이삿짐 업체와 인테리어 업계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위기에 직면한 분야다.

이삿짐 업체는 줄어든 일감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매출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이사비용은 올리면서 수요가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2007년 1건당 평균 78만5000원이던 포장이사비용은 지난해 97만3000원으로 24%가량 증가했다. 반면 일감은 절반 이상 줄었다. 가을 이사철이었던 작년 10월 서울의 전세 신규 계약 건수는 7590건을 기록, 전년동월 1만7872건보다 60%가까이 감소했다. 한국포장이사협회는 작년 한해 협회 회원사의 40%정도가 폐업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인테리어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택 거래가 줄면서 인테리어 시장도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한국인테리어경영자협회 관계자는 “작년에 집값 하락폭이 커지면서 인테리어 일감도 뚝 끊겼다”며 “매출이 절반 가량 줄어 전업을 고민하는 업체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시멘트·건자재 분야 내수 감소

건설업계에 불황이 닥치면서 시멘트·레미콘·건자재 업계도 내수 시장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07년 5080만t이었던 시멘트 내수 시장 규모는 2011년 4460만t으로 4년 새 12%가 줄었다. 작년에는 9월까지 3259만t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세종시 공사 물량 증가 등 국지적 호재로 내수가 조금 늘긴 했지만,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올해도 시장규모가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축자재업체는 국내 건설시장 수요가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고 각종 부품 소재 등 비(非)건설부문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한화L&C 관계자는 “매출액 기준으로 2011년에 처음 부품소재 사업 비중이 50%를 넘었고 2015년까지 75%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주택·건설시장이 과도하게 냉각돼 있는 점이 수요심리를 위축시켜 후방산업까지 침체에 빠져 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인위적 부양책보다는 시장 정상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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