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7.90원 떨어진 916.40원으로 끝냈다. 이는 97년 10월 22일 종가 915.10원 이후 9년 2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달러/엔 환율은 서울시장 종가 기준으로 0.18엔 하락한 114.59엔을 기록했다.
◇9년2개월만에 최저..당국 개입 안보여
장초반부터 달러/원 환율은 910원대로 급락했다. 달러/엔 환율이 114엔대로 하락한 영향이었다. 미즈노 아츠시 일본은행(BOJ) 금융정책위원이 "BOJ는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모든 경기지표가 강세를 나타내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면서 달러/엔 환율은 115엔대 초중반에서 114엔대 후반으로 급락했고 만회 시도도 좌절됐다. 달러/원 환율도 역외시장에서부터 910원대로 내려앉았고 서울 현물시장에서도 급락장을 연출했다.
그러나 구두개입에 이은 실개입이 공격적으로 나올지 모른다는 경계감이 확산되며 추가하락에는 신중했다. 또 칼 아이칸의 KT&G 주식매각으로 4억6000만달러가 넘는 달러수요가 곧 나올 것이란 기대감도 일부 하락을 막았다.
하지만 920원대가 오후장 들어 재차 붕괴됐지만 기다렸던 당국의 개입은 미미한 수준에 그쳐, 반등의 기미가 보이자 않자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급락장이 연출됐다.
달러/원 환율은 결국 연저점을 또다시 돌파, 하룻만에 8원 가까이 밀리면서 장을 마감했다.
◇여전히 방향은 아래로..당국 언제 칼 뽑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 없다. 글로벌달러 약세의 흐름에 당국도 손을 놓은 듯한 분위기다. 달러/원 환율은 하락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락압력을 당국이 어느 정도 제어하는 지가 관건이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기대했던 레벨이 힘없이 무너지면서 방향성은 확실히 아래로 향한 것 같다"며 "외환시장은 당국의 개입없이 이런 추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시장참여자들도 조급해졌다"며 "능동적으로 숏플레이(매도)를 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실수요에 따른 매도물량이 나오면 얹어 갈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당국의 개입도 쉽게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미국의 경기는 둔화를 보이는 반면 일본과 유럽은행에서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글로벌달러 약세의 흐름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 무리하게 환율방어에 나설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는 현상을 거스르기보다는 엔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절상폭이 커지는 것을 막는데 초점을 맞추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국도 의미없이 개입해봐야 시장에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급락장 뒤에는 반등하려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오늘처럼 속락하지는 않을 듯 하지만 당국의 개입이 미미한 상태에서는 910원대 공방 속에서 하락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지표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3억900만달러 어치가 거래됐다. 시장평균환율은 920.00원으로 고시됐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5시 5분 현재 114.7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798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2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