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일어서는 듯 했던 주식시장이 또 다시 풀썩 주저앉았다. 이젠 검은 수요일, 검은 월요일과 같은 수사가 무색할 정도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올 들어 세 번째로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급락장을 연출했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지수가 한번 빠지기 시작하자 매물이 매물을 불렀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최근 닷새간 가파르게 반등하면서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큰 가운데 환율 급락과 1월 수출부진,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구글의 실적쇼크 등이 악재로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이 투매성 매물을 쏟아내면서 급락장을 주도했다.
◇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 연출
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3.86포인트, 1.70% 떨어진 1375.9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29.05포인트, 4.21% 내린 661.19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40포인트이상 급락하면서 65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올 들어 세번째로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스타선물시장에서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최근 주식시장은 말그대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16일 1421.79 이후 닷새간 무려 124포인트, 8.7%나 급락하며 1300선 아래로 밀렸었다. 이후 닷새간은 102포인트나 오르며 1400선에 재차 다가서기도 했다.
코스닥은 더 드라마틱하다. 지난 16일 754.97이었던 코스닥지수는 23일 601.33까지 추락했다. 닷새간 153포인트, 20.3%나 떨어진 것. 이후 24일부터는 88포인트, 15% 가까이 급반등했었다.
지수가 10%이상 급락하면서 제도도입 이후 최초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선물급락으로 사이드카도 세 차례나 발동됐다.
◇ 단기급등 부담에 환율등 악재 부각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최근 닷새간 100포인트이상 오르면서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큰 가운데 대내외 악재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재차 얼어붙었다고 평가했다.
일단 지수가 빠지기 시작하자 최근 급락장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매물이 매물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수출 증가율이 4.3%로 하락, 7개월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진 점도 환율 급락과 함께 수출기업의 향후 실적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기관이 대거 매물을 쏟아낸 점이 가장 직접적인 급락 원인이었다. 특히 코스닥에서는 거의 투매성에 가까운 매물들이 쏟아졌다.
◇ 기관, 투매성 매물 쏟아내
김진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환율이 급락하면서 불안심리가 커졌다"며 "기관이 전혀 시장을 받혀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1월 지수가 연중 고점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심리가 팽배했다"고 진단했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간에 가파르게 반등한 가운데 미국 구글의 실망스런 실적과 수출 증가율 둔화 등의 악재들이 부각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은 지난 1월17일 이후 현재까지 3400억원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다"며 "코스피지수 1400, 코스닥지수 700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기관이 최근 반등장을 이용해 손절매 물량을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적립식펀드에 포함된 코스닥 종목들의 비중조정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통신장비와 휴대폰 등 코스닥 수출기업들의 경우 환율과 유가 등의 변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