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구루(Guru·뛰어난 투자실력을 가진 투자자)로 통하는 스콧 갤러웨이 미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AI 관련 주가의 거품 붕괴 시나리오를 내놨다.
| (사진=스콧 갤러웨이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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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갤러웨이 교수는 자신의 뉴스레터인 ‘자비 없음/악의 없음(No Mercy/No Malice)’에 ‘거품.ai’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하고 주가가 급등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주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 자신의 글이 ‘투자 조언’이 아니라고도 말했다.
갤러웨이 교수는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분석을 언급하며 AI기업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도 실제 가치보다 더 큰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엔비디아가 현재의 가치 평가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AI칩 시장을 계속 지배할 뿐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다른 시장도 지배해야 한다”며 “그것(AI주가)은 거품”이라고 말했다.
AI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대기업의 시가총액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대기업의 5월 말 기준 시가총액은 3조 달러를 돌파했는데, 이들 기업들이 생성 AI로 올해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액은 200억달러다. 갤러웨이 교수는 “시장은 클라우드 대기업의 AI수익을 150배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 정도로 성장하려면 클라우드 대기업들이 비AI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것 외에도 연 5000억 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갤러웨이 교수는 AI 산업이 ‘거품인지 아닌지’보다 ‘언제 터질지’와 ‘누가 살아남을 것인지’가 중요한 질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닷컴 버블 시절 구글은 두 번째로 인기 있는 검색엔진을 보유한 신생 기업이었지만 그때 메타는 아예 없었다”며 “오늘날 수백 개의 AI 스타트업이 이러한 종류의 성공을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AI거품이 ‘언제 터질지’를 정확하게 맞춘다면 억만 장자가 될 수 있다는 게 갤러웨이 교수의 말이다. 문제는 그 시기를 아무도 모르는다는 것이다. 갤러웨이 교수는 “AI거품이 언제 터질 지 알았다면 난 모든 재산을 팔아 엔비디아 등 주식을 풋옵션으로 구매하고 주가 붕괴 후 현금화 했을 것”이라며 “나는 거품이 ‘어떤 식으로(How)’ 터지는지에 대해 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갤러웨이 교수가 예상한 ‘AI 거품 붕괴’ 시나리오는 이렇다. 월마트나 JPM, P&G 등 대형 비기술 기업에서 “처음 예상했던 투자수익률(ROI)에 미치지 못했다”며 AI 이니셔티브 축소를 발표한다. 이에 따라 줄줄이 AI팀이 폐쇄되고 합작 투자가 취소되면, 유치원에서 감기가 유행하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기업의 AI투자가 축소된다. 결국 AI주식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의 퇴출 행렬이 이어지고, 단 몇 주 만에 수조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한다. 그는 “누군가는 시간을 완벽하게 맞추겠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반드시 합리적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과 수익이 일치한다”며 “난 비행기 조종사가 아니지만 (하락에 대비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테이블이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