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임상 증가세로 전환…중국·호주·유럽서 뚜렷

한국,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 전략 필요
  • 등록 2019-03-05 오전 10:17:31

    수정 2019-03-05 오전 11:10:52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전 세계에서 신약개발 등을 위한 임상시험이 증가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세계 최대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인 미국국립보건원(NIH)의 크리니컬트라이얼 데이터 분석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지난해 새로 등록한 제약사 주도의 전 세계 의약품 임상시험 전체 건수는 4346건으로, 지난해 4157건에서 4.5% 증가해 2016년부터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이중 1상 임상시험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2상과 3상 임상시험은 전년대비 각각 9.8%, 18.9% 증가하며 글로벌 임상시험의 증가를 이끌었다.

한국이 참여한 임상시험 수는 전년대비 2.9% 증가했다. 이 중 1상과 2상 임상시험은 전년대비 모두 두 자리 수 증가를 보이며 글로벌 증가율을 크게 상회한 반면, 3상 임상시험은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3상 임상시험 감소는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다국가 임상시험’ 건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다국가 임상시험 건 수는 780건으로 전년대비 12.7% 증가했고, 한국의 다국가 2상 임상시험도 42.9% 증가했으나, 한국의 다국가 3상 임상시험은 10.1% 감소하며 한국 임상시험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이는 임상시험 관련 규제 개선과 획기적 인센티브 시스템 등을 도입한 중국, 호주, 스페인, 대만 등 경쟁국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한국은 임상시험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쟁국의 선전으로 점유율과 순위 모두 소폭 감소했다. 한국의 임상 점유율은 2017년 3.51%에서 2018년 3.39%로 0.12%p 감소했으며, 글로벌 순위는 스페인의 6위 진입으로 전년대비 한 단계 하락한 7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은 자국 내 신약개발 지원을 위한 대대적인 규제 개혁을 통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관리감독총국(CFDA)은 60일 이내 임상시험 승인원칙을 내세워 인력확충, 승인절차 간소화, 우선심사제도 확대, 임상시험 실시기관 기준 완화, 해외 임상데이터 수용 등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임상시험은 전년대비 34.4% 증가하며 글로벌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으며, 임상 점유율은 3.70%에서 4.66%로 0.96%p 증가하며 글로벌 순위는 5위에서 3위로 껑충 뛰었다.

호주 역시 기존의 임상시험 승인통지체제로 적었던 규제 부담에 더해 최대 43.5%의 임상시험 R&D 비용 세금우대, 선진 의료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며 속도, 비용 효율성, 품질 측면에서 우수한 임상시험 수행지로서의 입지를 회복하고 있다. 그 결과 2018년 다국가 임상시험은 전년대비 16.8% 증가했다.

이 외에도 스페인, 네덜란드, 대만은 전년대비 20% 이상 임상시험이 증가해 글로벌 순위도 1단계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은 2018년부터 해외 제약사에서 개발한 신약도 획기적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등 임상시험 유치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특히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올해부터 EU국가 전역에서 새로 시행하는 법규인 임상시험 EU공동 승인제도를 시범사업(VHP-Plus) 때부터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지동현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원장은 “세계 각국에서 정부 주도의 임상시험 지원 정책을 적극적 추진하고 있어 제도와 효율성 측면에서 우호적인 나라로 임상시험 이동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그동안 정부 지원에 힘입어 임상시험 분야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으나 임상시험 승인시간 예측성 확보 및 단축, 관세면제, 세제 인센티브 등의 추가적인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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