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콤팩트 디젤 SUV 시장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해내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인해 티구안이 판매를 중단했고, 꽤나 인기를 끌었던 닛산 캐시카이 마저 판매를 멈춘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포드의 뉴 쿠가는 ‘경쟁자 없는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듯 했다. 하지만 그 실적은 기대를 충족시키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출시 당시 경험했던 뉴 쿠가의 경쟁력은 분명 우수했던 만큼 쿠가의 존재감,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어 2017년 7월. 뉴 쿠가의 키를 쥐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뉴 쿠가는 컴팩트 SUV의 흐름에 발맞춰 개발된 차량인 만큼 콤팩트 SUV 고유의 탄탄한 감성이 시선을 끈다. 실제 4,525mm의 전장과 1,840mm의 전폭 그리고 1,690mm의 전고는 살짝 긴장되면서도 젊은 감성이 느껴지는 디자인과 어우러져 있다. 한편 휠 베이스는 2,690mm이며 2.0L 디젤 엔진과 AWD 시스템 덕에 공차중량은 1,850kg에 이른다.
새로운 패밀리 룩을 더하다포드의 스테디 셀링 모델, 컴팩트 해치백의 주요 모델 중 하나인 포커스를 높인 것 같이 세련된 감성이 돋보이는 쿠가의 실루엣은 젊은, 그리고 포드 최신의 디자인 감성이 담겨 있다. 이런 디자인은 체격 대비 차체가 커 보이는 효과는 덜하지만 젊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한 감성을 자아낸다.
전면 디자인의 경우 포드의 새로운 프론트 디자인을 더한 탓에 쿠가, 혹은 쌍둥이 모델인 이스케이프 데뷔 초와 사뭇 다른 이미지를 선사한다. 두터운 크롬 바와 육각형의 프론트 그릴, 그리고 각을 살렌 헤드라이트 등의 디자인 요소는 기자 개인의 취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잘 구성된 느낌’이 들어 대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뉴 쿠가가 이전의 쿠가 대비 새로운 전면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만큼 측면 디자인은 이전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포커스에서 가져온 듯한 유려한 실루엣과 세련된 감성이 돋보이는 캐릭터, 숄더 라인을 통해 역동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이 느껴진다. 덕분에 전장이 다소 짧아 보이는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인 균형감은 우수해 보는 이에게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기존의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더욱 날렵하게 다듬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적용되었다. 이전보다 두터운 램프 디자인의 적용으로 후면의 이미지가 조금 더 굵직한 존재감이 돋보이며 듀얼 머플러를 통해 스포티한 감성을 살린 디테일은 시장 친화적인 모델로서의 꼼꼼함을 느낄 수 있었다.
5개월 전,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포드의 관계자들이 뉴 쿠가의 후면 디자인에 적용된 새로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에 대해 ‘익스플로러의 감성’을 언급했는데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장점을 계속 이어가는 뉴 쿠가포드 뉴 쿠가의 실내 공간은 외형의 변화 대비 큰 변화가 없다. 실제로 구성 적인 부분을 살펴보더라도 보다 산뜻하면서도 샤프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이 적용된 것 외에도 특별한 차이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변화의 폭은 크지 않으나 모노톤, 그리고 입체적인 구성은 여전해 전체적인 만족감은 우수한 편이다.
요소 별로 살펴보면 아이스 블루 컬러를 적용한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아날로그 클러스터가 조합된 계기판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싱크가 탑재된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역시 만족감이 무척 좋은 편이다. 다만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모두 한글화가 지원되지 않아 일반적인 사용자가 사용의 부담을 느낄 우려가 크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국내 업체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탑재됐다는 점이다.
1열 공간을 먼저 살펴보면 차체 크기와 휠 베이스를 고려할 경우 준수한 편이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그래도 시트의 기본적인 형상도 상당히 좋은 편이고 질감 역시 만족감이 높아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만족도가 높아 보인다. 다만 시트 포지션이 다소 1톤 트럭처럼 다소 서 있는 느낌이 드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2열 공간은 얼핏 넓게 보이고 또 리클라이닝 각도가 무척 큰 편이지만 엉덩이 시트가 짧은 편이라 막상 장거리 주행을 위해 앉기에는 어딘가 조금 아쉽다. 크게 불편하거나 뒤쳐지는 느낌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최근 경쟁력을 높인 콤팩트 SUV 및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들이 많아진 탓이라고 생각되었다.
한편 트렁크 공간은 준수한 편이다. 트렁크 공간의 높이나 깊이도 만족스럽고 60:40 비율로 폴딩이 되는 2열 시트를 더해 다양한 상황에서 능숙한 대응이 가능하다. 게다가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패키지를 제시하며 여성 운전자에게 선호도가 높은 핸즈 프리 테일 게이트 기능까지 더해져 무척 만족스럽게 느껴진다.
매력적인 구성의 뉴 쿠가포드 뉴 쿠가의 파워트레인 패키징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최고 출력 180마력과 최대 40.8kg.m의 토크를 내는 직렬 4기통 2.0L 듀라토크 디젤 엔진은 탑재하고 듀얼 클러치 방식의 6단 파워시프트 변속기를 조합했다.
또한 지능형 AWD 및 첨단 토크 온 디멘드(Torque on Demand) 시스템을 네 바퀴에 추력을 전달하는 점 역시 분명한 어필 토인트다. 참고로 뉴 쿠가의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2.4km/L(도심 11.3km/L 고속 14.1km/L)이다.
분명한 경쟁력을 가진 컴팩트 SUV포드 뉴 쿠가의 시승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그 동시에 두 가지 견해가 머리 속에서 상충한다. 먼저 시트의 구성이나 착좌감 등에서는 경쟁 모델들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할 만큼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시트 포지션이 다소 애매했다. 실제 1톤 트럭을 타는 듯한 ‘서 있는 포지션’은 낮은 전고의 차량을 즐기는 기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다.
시트를 조절하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우면 디젤 엔진 고유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아주 우수한 수준의 정숙성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엔진의 진동이나 소음을 차단하는 모습이다. 더욱 정숙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콤팩트 SUV로서 충분히 노력했다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실내 공간을 채우는 아이스 블루 컬러 역시 만족감이 우수했다.
기어를 바꾸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공차중량이 다소 무거운 편이라 가속감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약간 묵직한 페달 세팅 때문인지 정지 상태에서 발진을 하는 순간에는 다소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았으나 듀얼 클러치 변속기 덕분인지 180마력과 40.8kg.m에 이르는 풍부한 토크를 바탕으로 경쾌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페달도 처음에 출발할 때만 묵직한 느낌이고 일단 발진을 한 후에는 쾌적하게 상승하는 속도에 만족감을 느끼게 되었다.
디젤 엔진의 특성 상 PRM을 높였을 때 상쾌하거나 시원스러운 느낌은 없지만 풍부한 출력이 꾸준히 이어짐을 느낄 수 있다. 발진 가속은 물론이고 추월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움직임이 돋보인다. 특히 넓은 RPM에서 전해지는 두터운 토크에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우수한 움직임을 선보인다. 다만 고속 주행으로 이어질 때에는 풍절음이 다소 큰 점은 아쉬운 편이다.
동력이 끊어졌다 이어지는 순간의 탁월한 직결감이 돋보이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 파워쉬프트는 독일 태생의 차량들에 적용된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는 사뭇 다른 부드러운 느낌이 돋보여 도심 속에서 주로 마주하는 저속 주행에서도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물론, 수동 변속 시에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 특유의 빠른 변속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차량의 움직임은 일단 큰 부담 없이 조작할 수 있도록 세팅된 스티어링 휠 덕에 일상적인 주행부터 고속 주행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편안하게 다룰 수 있다. 여기에 유압식 스티어링 시스템 같이 달라 붙는 느낌도 좋았고, 조향 상황에서의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도 무척 부드러워 컴팩트 SUV의 움직임을 조금 더 재촉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탄탄하게 구성된 차체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유럽에서 다듬은 차량답게 일체감이 돋보이는 차체 덕에 콤팩트한 차체를 더욱 경쾌하게 다룰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주행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노면을 움켜쥐면서 SUV의 높은 전고에서 전해지는 불안감을 훌륭하게 억제했다. 다만 페달의 반응이 다소 가볍고, 브레이크의 초반 답력이 약한 편이다 적응까지 시간이 필요한 편이다.
좋은 점: 뛰어난 주행 성능과 매력적인 하체 세팅
안좋은 점: 실내 공간의 최적화의 아쉬움과 페달 및 브레이크 답력 세팅의 어색함
강자의 빈 자리를 채우는 좋은 대안자최근 포드는 유럽에서 다듬은 차량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그 덕분인지 뉴 쿠가는 완성도 높은 콤팩트 SUV라고 정의해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차량이었다.
세련된 디자인과 우수한 파워트레인, 그리고 경쾌한 움직임을 제공하는 하체의 조합은 무척 매력적이다. 폭스바겐 티구안이 공석인 지금, 콤팩트 디젤 SUV를 찾는다면 뉴 쿠가가 분명 좋은 대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