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딸기우유 200㎖짜리 한팩의 열량은 130㎉로, 같은 용량의 흰우유(140㎉)보다 8% 낮다. 딸기우유의 열량은 낮아진 비밀은 재료에 있다. 딸기우유는 일반 원유 대신 ‘환원저지방유’라는 걸 쓴다. 환원저지방유는 탈지분유에 물을 타 다시 우유 형태로 돌린(환원시킨) 걸 말한다.
하지만 탈지분유는 값이 원유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우유는 재료의 특성상 유통기간이 짧다. 팔리지 않은 우유는 폐기처분하거나 누군가에게 공짜로 주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가루형태의 분유로 만들면 유통기간이 길어져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아이스크림이나 빵, 요구르트를 만드는 재료로 팔 수 있다. 우유회사 입장에서는 가공비가 더 들더라도 원유를 버리는 것보다 탈지분유를 만드는 게 이익이다.
그런데 딸기우유는 흰우유와 판매가격이 같거나 더 싼 게 일반적이다. 요즘 이마트에서 팔리는 서울우유의 200㎖짜리 흰우유 3개 묶음의 가격은 2190원인데 같은 용량의 딸기우유는 1700원에 불과하다. 22%나 더 싸다. 부가가치세 10%를 고려하면 서울우유는 32%가량 더 싸게 제품을 팔고 있는 셈이다. 딸기우유의 원가를 낮추는 게 불가피했다.
재밌는 건 바나나우유는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바나나우유는 환원저지방유 대신 그냥 원유에다 바나나과즙과 바나나향 등을 섞어서 만든다. 당연히 바나나우유에도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
물론 딸기우유 중에서도 바나나우유처럼 원유에다 딸기시럽을 넣은 고급 제품이 있다. 이런 딸기우유도 바나나우유만큼 가격이 비싸다.
딸기우유와 바나나우유의 재료가 달라진 건 결국 판매 때문이다. 꾸준한 팔리는 바나나우유는 비싼 원유를 쓰고 부가가치세가 붙더라도 그만큼 가격을 높게 매겨 팔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반면 딸기우유의 수요는 많지 않다. 딸기우유는 바나나우유만큼 팔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싼 재료를 써서 흰우유보다 딸기우유의 제조 원가를 낮추는 게 불가피했다. 결국 딸기우유의 칼로리가 낮아진 건 딸기우유가 잘 안팔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