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규제우려+역외 매수‥달러-원 1100원 턱밑(마감)

  • 등록 2013-02-01 오후 4:22:46

    수정 2013-02-01 오후 4:22:46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달러-원 환율이 8원 넘게 오르며 1100원 턱밑까지 치솟았다. 주말을 앞두고 외환 당국의 추가 규제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퍼지며 역외에서 달러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데다 숏커버(손절매수) 물량이 대량으로 따라붙으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8.4원 급등한 1097.4원으로 마감했다. 기준환율(MAR·시장평균환율)은 4원 상승한 1092.9원을 기록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거래된 현물환은 126억3800만달러로 집계됐다. 고점은 1098.2원, 저점은 1086.5원으로 변동폭은 11.7원을 기록했다.

이날 외환시장은 미국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소폭 하락한 역외(NDF) 환율을 반영하며 1원 하락 출발했다. 이후 수출기업 네고(달러 매도)와 결제 수요가 힘겨루기를 하며 횡보하던 환율은 장중 나온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달러 매수심리가 강화하며 위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후 거래가 뜸한 점심 무렵 외환 당국이 주말에 외화건전성 추가규제 조치를 발표할 것이란 소문이 돌자 역외를 중심으로 매수물량이 대거 유입됐다. 결제수요도 따라붙으며 7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후 고점 네고 물량 부담에 오름폭이 둔화했지만, 장 막판 숏커버가 가세하며 고점을 높이며 장을 마쳤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추가 규제 루머를 빌미로 역외에서 매수물량이 대거 유입됐다”면서 “최근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고, 이날도 3년 국채 선물을 대거매도 했다는 점에서 셀코리아 분위기로 전환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환율이 1093원~1094원 근처에서 막히자 이를 고점으로 인식하고 이 부분에서 숏포지션(달러 매도)을 구축했던 곳이 많았다”면서 “장중 1094원을 뚫자 숏포지션을 구축했던 기관이 급하게 숏커버(손절매수)에 나사며 환율이 급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로존 환경이 좋아지면서 우리를 포함해 타이완이나 말레이시아 같은 아시아지역에 투자했던 자금이 유럽으로 갈아타는 흐름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주 환율이 1100원 선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당국 추가규제가 가시권에 들어섰고, 북한 핵실험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맞물리면서 달러 매수심리가 강화된데다 고점을 눌렀던 네고 물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에서다.

외국계은행 외환달러는 “일단 1100원이 눈앞에 있고, 규제조차가 곧 나올 것이란 전망 탓에 환율이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며 “환율이 빠지면 사려는 대기물량도 많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국 고용지표가 부진하면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고, 설을 앞두고 네고 물량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1100원을 중심으로 수급 상 매도와 매수가 공방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후 4시9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92.23엔, 유로-달러 환율은 1.3628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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