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毒)을 발라낸 긍정과 기쁨의 베푸는 삶

박찬봉 대표의 복어 같은 외식인생
<복덩어리> <박찬봉 복요리 연구소> 대표
  • 등록 2009-09-28 오후 8:33:00

    수정 2009-09-28 오후 8:33:00

[이데일리 EFN 임명숙 객원기자] 지난 6월 9일 박찬봉 대표는 외식경영과 함께 ‘복맑은탕을 활용한 점심 신메뉴 개발’을 주제로 복의 대중화를 위한 복요리 조리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찬봉 대표는 “복요리가 100여 년간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으면서도 메뉴가 한정되고 가격이 비싸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며 복요리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건강에 좋은 복요리를 많은 고객들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박찬봉 대표. 지금까지 녹록치 않았을 그의 인생길에서 희망의 길로 진입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 두 번의 자살 유혹을 뿌리친 삶의 희망줄 잡기

대전에서 <복덩어리>로 외식사업 성공의 달콤함을 즐기고 있는 박찬봉 대표. 그는 요즘도 서울과 대전 할 것 없이 전국 강의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의 뼈아픈 경험치를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그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어려움이 불과 몇 년 전 자신의 일이기 때문이다.

박찬봉 대표는 건축학을 공부하고 건설 회사를 다니다 건설회사까지 운영하던 사람이다. 그러나 건설업에 실패하고 남은 것은 7억원의 빚. 채권자들은 물론 해결사들까지 동원해 매일같이 시달림을 받았다. 결국 괴로움으로 자살을 결심하게 됐고, 제부도로 차를 돌렸다.

“제부도 바닷길이 열렸을 때 소주 5병을 마시고 한가운데에 가서 차를 세워놓은 후 밀물이 들어오면 자연스레 죽을 생각을 하고 누웠죠. 그러다 차 밑바닥까지 물이 차오르는 거예요. 아이들과 가족들 생각에 술이 확! 깨면서 간신히 육지로 살아나온 기억이 있습니다. 또 한 번은 구룡포 바다에 투신하러 갔다가 2박 3일 고민끝에 굳게 마음을 돌려먹고 왔죠. ‘그래! 다시 열심히 살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살아보자는 마음을 굳게 먹으며 악착같이 다시 일어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때의 시련이 그에게 정신을 무장시키는데 아주 좋은 계기가 되었다.

◇ 가장 좋아하는 음식 ‘복어요리’로 외식 성공 일구다

‘뭘 해야 하나?’하는 고민 중에 어떤 교수님의 말에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점을 하면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 당연히 복요리가 떠올랐고 별 고민도 없이 복요리전문점을 오픈했다.

건축 업무를 하면서 업무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복요리전문점을 출입할 일이 많았다.

워낙 복요리를 좋아한 탓인지 항상 손님접대나 회식자리에서 복요리전문점을 찾았고, 술 마신 다음날도 점심은 꼭 복요리로 해장을 할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복요리에 대한 지식과 상식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마니아가 되었다.

그가 외식업을 선택한 것은 어머니 영향도 크다. 모친이 음식점을 운영해 자식들을 교육시켰기 때문이다.

외식업을 시작하고 나서도 그의 인생길은 그리 녹록치 않아 울기도 많이 울었다. 맛이 제대로 나지 않아 못내 답답하기만 했던 것. 급기야 복요리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했다.


“처음 오픈 행사를 하는데 맛이 나질 않아요. 고객들이 전부 남기고 갈 때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죠.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다음날 고객들에게 또다시 맛없다는 소리를 들을 걸 생각하니 괴롭기만 했다.

그 후 조리학도 공부하고 직원들과 회의를 통해서 하나하나씩 바로 잡아 나갔다. 그런데 또 다른데서 복병이 생겼다. 직원들의 잦은 이직률로 서비스의 질이 형편없이 떨어졌다.
원인을 파기 시작했다.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들을 위한 복지제도를 도입했다. 덕분에 지금은 장기근속 직원들이 많다.

◇ <복덩어리>의 경영이념인 사회공헌에 충실하다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도 가장으로서의 강한 책임감으로 어려움을 뚫고 나갔다. 현재 <복덩어리>를 함께 운영하는 아내가 우유배달을 하고, 아이들에게 학원을 못 보내주는 것이 가장 가슴 아팠다.

주변에 그 많던 친구들도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뼈저리게 겪어야만 했다. 그럴수록 그는 더욱 입을 앙다물었다. 건축업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 때 보다 더욱 삶에 대한 진지한 대면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그에게 모진 세월은 남들의 어려움에도 눈을 돌리는 계기를 가져다주었다.

<복덩어리>의 경영이념 가운데 하나가 사회공헌인 것에서 잘 드러난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1회 이상씩 독거노인 생신잔치와 지역어른 초대잔치, 그리고 지역학교에 장학금지급 등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올 수 있었던 동력은 <복덩어리>를 찾아 주신 고객들 덕분이죠.” 뿐만 아니다. 앞으로는 구청과 연계해서 지역어른 팔순잔치도 주관할 생각이다. 물론, 복요리를 대접해 드리며 어른들의 장수를 빌어드릴 생각이라고.

◇ 남자들의 음식에서 가족메뉴로 정착시키다

우리가 외식을 할 때 어른과 어린이들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점을 선정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복어요리는 메뉴가 단순하고 가격도 비싸 남자들만이 주로 가는 음식점으로 인식해왔던 것이 사실.

그런데 박찬봉 대표는 가족 모두가 만족하는 복요리점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남들과 다른 생각의 차이가 여기에서 중요하게 먹히는 대목이다.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복요리로 어린이 메뉴를 개발했다.

“지금은 어린이들이 <복덩어리>에 와서 생일 파티를 합니다. 전 국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복요리점을 꿈꾼 것이 현실화 된 것이죠.” 복어요리가 간 기능 개선과 항암효과, 다이어트 등에 좋다 보니 여러모로 효자메뉴가 됐다. 세계 4대 진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음식인 복어요리. 어린이들이 엄마와 아빠 손을 잡고 <복덩어리>를 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는 너무 감사하고 흐뭇한 마음이다.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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