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윤경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이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사임 이틀만에 다시 복귀하는 등 정정불안이 가시지 않자 국제유가 또한 불안한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유가 변동성이 커질수록 물가 불안이 커지게 되므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결정 방향 또한 이에 연동될 수 밖에 없게 된다.
◇유가급등은 단기적인 것..전체 물가 해석 왜곡할 수도
12일 발표된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0%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이후 14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그러나 이는 상당 부분 유가 상승에 따른 것이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핵심 PPI는 0.1% 오르는데 그쳤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같은 날 미 상무부는 3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전체 소매판매 중 휘발유 판매가 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자동차, 가구, 백화점 매출 등은 감소했다. 역시 PPI와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유가의 단기적인 흐름이 이같은 "왜곡"을 낳고 있다며 유가를 제외한 소비물가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연준은 금리를 올릴까 내릴까..유가 흐름 예의주시 불가피
연준은 지난달 19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향후 경제상황 판단을 경기둔화및 물가상승 가능성이 병존하는 "중립"으로 변경했었다.
최근 미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회복의 지속성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당분간 연준이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지만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쪽은 금리의 조기인상을 점치고 있다.
따라서 유가 불안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를 두고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가늠하지 않을 수 없다.
◇유가 불안요소 잔존
일단 유가의 움직임을 좌우하는 국제 석유공급은 이란의 "무기화" 선언에 사우디 아라비아나 러시아 등 산유국이 동조하지 않음으로써 일단 악재가 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중동지역에서 촉발된 최근의 유가불안은 유가를 9.11 테러 이전 수준까지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현재 유가 수준이 1년전보다 16% 하락한데다 2000년 가을 수준에 비해서는 거의 40%나 낮은 수준인 것도 유가불안을 불러 오는 요소가 된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가 급증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기업들의 실적회복을 지켜봐야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최근 IBM이나 시벨시스템즈 등의 실적발표가 부정적이었는데 기업들의 실적이 확실히 회복되어야만 전세계적인 석유 수요 또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가변수, 금리결정 영향력 크지 않을 수도
이런 가운데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클 월러스는 연준이 테러 이전의 금리수준인 3.5%까지 금리를 인상할 날은 올 것이지만 그것이 지금 당장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동지역 분쟁이 잠잠해지고 소비 물가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인식할 때 연준은 인플레이션 위험요소가 현재로선 없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반대로 중동지역 분쟁이 격화되더라도 연준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위험요소에 직면하고 있다고 판단, 긴축기조로의 선회를 지나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