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다른 민간출자사들이 증자에 나서지 못할 상황이어서 삼성물산(000830)이 랜드마크 시공비로 받아야할 1조4000억원을 증자로 돌리느냐가 사업의 향방을 가를 관건이다. 사업 1대주주 코레일과 주도권 다툼을 벌이던 2대주주 롯데관광개발(032350)도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하고 이미 ‘백기’를 들었다. 감사원이 이달 중순께 코레일에 대한 감사를 예정하고 있는 등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는 12일 금융이자(59억원) 만기까지 삼성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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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증자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삼성물산과 용산개발 사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0년 자금조달안을 두고 코레일과 맞서다 용산사업의 경영 주도권을 롯데관광개발 측으로 넘긴 바 있다.
당시 코레일이 추가자금을 조달하면서 건설사들의 지급보증을 요구했으나 삼성물산은 이를 거부했다. 삼성물산이 용산역세권개발㈜(AMC) 지분 45.1%를 포기하면서까지 한발 물러선 것은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사업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삼성은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증자안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지분만큼의 권리와 책임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일 뿐, 책임은 출자사 모두가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초대형 공사물량·상업시설은 매력적”
그러나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 1조원이 훌쩍 넘는 규모의 초대형 사업 시공권을 포기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용산 사업을 끌고가면서 삼성이 사업 주도권을 잡으면 총 31조원 규모의 사업에서 시공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사업 위험은 적지 않지만 그만큼 거둬들일 이익이 불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 용산 출자는 단순도급 사업자가 사업 지분을 가지고 운영까지 뛰어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이는 최근 사업영역을 EPC(설계·구매·시공) 전후로 넓히려는 전략과도 맞닿는 부분이어서 삼성이 지분 참여에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업 규모나 정치권 및 여론 관심 등이 큰 사안이기 때문에 삼성물산이 자체적으로 증자 참여를 판단하기보다는 그룹 차원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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