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걱정 남일인 `조세 피난처` 스위스 추크州

추크주, 세금천국중 가장 천국으로 평가
부작용도..부동산값 급등에 중산층은 생활여력 안돼
  • 등록 2011-08-29 오후 3:16:38

    수정 2011-08-29 오후 3:16:38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이 너나 할 것이 경제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성장세가 너무 빨라 걱정인 곳도 있다. 바로 스위스 중부의 추크(Zug)주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개인이나 기업에 물리는 세금 모두 상당히 낮은 수준인 추크주는 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곳으로 꼽는 최상의 지역임은 물론 소위 `명품샵`이 즐비하고, 주 정부 금고 역시 넘쳐나고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기업들의 고용 수요도 높아 필요한 곳에 사람을 쓰기도 어려울 지경인 곳.

▲ 스위스 추크주 전경
스위스는 이미 나라 전체가 조세 피난처이지만 그 중에서도 추크주는 단연 인기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매기는 개인소득세율은 22.9%, 법인세율은 15.4%로 모두 미국의 세율을 한참 밑돌고, 스위스 평균보다도 낮다.

이런 연유로 상품거래 업체인 글렌코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본사가 이곳에 자리 잡고 있고, 케이만군도 등 다른 세금 천국에서 옮겨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추크주는 과거 빈곤한 시골 지역에 불과했지만 1947년부터 세율을 낮추기 시작했고 기업과 고소득자들의 이주가 점차 늘면서 1960년대부터 급팽창했다. 최근 10년간 추크주에서 영업을 하는 기업 수는 1만9000개에서 3만개로 늘었다.

고용도 6년 사이 20%나 증가하면서 스위스를 제외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실업률이 9.4%일 때 추크주는 1.9%에 머물렀다.

다만 이 지역 전반이 너무 부유하다 보니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부가 너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유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살기 어려운 곳이 되고 있는 것. 1960년대부터 이미 집을 소유하고 있던 주민이나 부유층은 이곳에서의 생활에 무리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중산층은 취리히 등 다른 도시로 건너가 통근을 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높은 세금을 매기고 있는 국가들로부터도 불만이 쇄도하는 상황. 미국은 법인 소득세율을 최고 35%까지 적용하고 영국도 지난해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세율을 50%까지 늘렸다. 이 영향으로 기업이나 개인이 스위스로 이전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현재 추크주 정부는 경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에 부심 중이다. 부동산 값이 크게 오름에 따라 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고 각 지자체에는 신규 사무소 설립 허용을 제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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