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호준기자]
부광약품(003000)이 돌연 간염 치료제인 `클레부딘` 제품 허가신청을 자진 철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8일 식약청은 부광약품이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한 것은 `발암성 시험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클레부딘은 지난 2001년 국내 임상실험을 위한 조건부 제조품목허가를 얻은 이후 국내외에서 임상실험을 진행해 왔으며 최근 임상실험을 끝마쳤다.
◇"자진철회는 `발암성 시험자료` 미제출 때문"
식약청에 따르면 임상실험 허가조건이 기한 내 발암성 시험자료를 제출하는 것이었다. 식약청 관계자는 "동물실험 과정에서 나오는 발암성 시험자료를 제출해야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발암성 시험자료란 말 그대로 신약이 암을 유발하는 지 여부를 증빙하는 서류를 말한다.
업계에선 이미 임상실험이 끝났는데도 아직 발암성 시험자료를 제출하지 않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보통 동물실험은 임상실험에 들어가기 전에 실시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물 실험을 통해 발암성 시험자료를 얻으려면 2~3년 정도가 걸린다"며 "신약 허가를 빨리 받기 위해 임상과 일부 동물실험을 함께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발암성 테스트 동물실험 아직 진행중"
식약청 관계자도 "아직 발암성 시험자료를 제출하기 위한 동물성 실험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한 내 자료를 제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허가 신청을 철회하고 다시 신청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광약품측은 일단 수개월 이내에 미비한 자료를 보충해 다시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자연히 투자자들의 관심은 동물실험의 진행과정에 쏠리고 있다.
부광약품은 간염 치료제 개발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고동행진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12월15일 간염치료제 허가신청을 식약청에 냈다고 발표한 이후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는 신약개발과 함께 고공행진
부광약품은 전날 하한가를 기록하고 8일 보합세로 마감했다. 현재 주가는 1만3300원으로 주가수익률비율은 22.9배에 달한다. 제약업종 평균이 10배 내외라는 점을 감안할 때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김희성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현재 실적에 비해 고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신약 개발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2월14일 식약청에 허가 신청을 냈기 때문에 올해 4~5월에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덧붙였다.
식약청에 따르면 허가신청 이후 결론이 나오기까지 최소한 4개월이 걸린다. 따라서 3개월 뒤에 재신청하게 되면 최소한 연말에 가서야 국내 시판 허가를 받게 된다.
◇"신약개발 마지막 관문은 남아"
임진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약개발이 정말 어렵고 힘든 작업이라는 점을 반증하는 사례"라며 "승인 가능성 없어 미리 철회한 것이라면 국가적으로 큰 손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이미 일본 제약업체와 판권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임 애널리스트는 "미비한 자료보완을 위해 식약청과 협의 아래 자진 철회한 것이라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애널리스트는 "세계 20위권 제약업체와 이미 판권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발암성 시험자료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지 허가를 빨리 받기 위해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을 동시에 진행하다가 기일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미 상당기간 실험이 진행된 상황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한 제약담당 애널리스트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것은 동물실험 과정에서 의심이 갈만한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해 부광약품은 아직 명확한 답변을 내놓기를 꺼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