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우티(UT)·타다 등 경쟁사 가맹 택시의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 일반 호출 서비스(일반콜) 이용을 차단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던 카카오모빌리티의 과징금이 확정됐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회계기준이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바뀌면서, 줄어든 매출에 따라 과징금이 기존 724억원에서 151억원으로 감소한 것이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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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지난 9월 25일 심의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 건’에 대한 과징금을 순액법 기준을 적용해 151억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0월 2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과징금 724억원 부과와 함께 법인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사업을 시작하면서 4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우티·타다·반반·마카롱택시)에 영업상 비밀을 실시간 제공하도록 하는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거절하면 해당 가맹택시 사업자 소속 기사가 일반콜을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한 행위에 대해 이 같은 수위의 제재를 결정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 가맹기사 모집을 확대하고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를 가맹택시 서비스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해 카카오T 앱에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 소속 기사에게는 일반콜을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다만 당시 공정위는 724억원 과징금에 대해 잠정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처리 방식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거래위원회(증선위) 최종 판단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자료=공정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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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선위는 지난달 6일 정례 회의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직무상 주의 의무를 현저히 결한 중대한 회계처리 기준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최종 중징계를 결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부터 자회사 케이엠솔루션(KMS)을 통해 카카오T 블루 택시에 콜 배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임의 약 19%를 수수료로 수취하는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동시에 택시로부터 운행데이터를 수집하고 마케팅 활동에 참여하는 대가로 운임의 약 16.7%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제휴계약도 체결했다. 이후 카카오모빌리티는 19% 수수료를 매출액으로 잡고, 16.7% 수수료에 대해선 영업비용으로 보는 총액법으로 회계처리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KMS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두 계약의 실체가 같아 운임의 19%에서 16.7%를 뺀 운임의 2.3%에 대해서만 매출액으로 보는 순액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문제 삼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총액법을 사용해 매출액을 부풀린 것은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었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당국 결정을 존중, 2023년 재무제표부턴 회계처리 방식을 순액법으로 변경했다. 총액법으로 계산 시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은 1조원 내외이나, 이번 조치로 매출 3000억~4000억원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