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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KDI가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한 것은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민간소비는 해외여행의 회복 속도가 완만한 수준에 그친 점을 반영해 2.5% 증가할 것으로 봤다. 기존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이다.
반면 건설투자 증가율(1.3%)은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시장 불안 등의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점을 반영해 기존 전망치(0.4%)를 상회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1.1%로 직전 전망치와 동일했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상품수출은 상반기에 자동차를 중심으로 실적치가 기존 전망을 상회했고, 하반기에는 중국경제 하방 요인과 미국 경제 상방요인이 유사한 정도로 예상된다“고 ”서비스수출은 중국인 관광객 유입의 회복이 지연돼 기존 전망을 하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기관과 비교하면 정부(1.4%), 한국은행(1.4%), 국제통화기금(IMF·1.4%) 등보다는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5%) 등과는 같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치로만 보면 1.4~1.5%에 많이 몰려있고, 0.1%포인트 차이여서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본다”면서 “지난 5월 1.8%에서 1.5%로 낮춘 뒤,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을 우려했지만 미국이 충분히 상쇄하고 있어 추가 수정할 요인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3.5%로 유지했다. KDI는 중국의 경기 부진 심화, 글로벌 물가 상승폭 확대 등을 향후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대내적으로는 세입여건 악화 등으로 재정지출이 계획된 수준을 하회할 경우 국내 수요가 제약될 것으로 봤다.
정 실장은 “하반기 중국 경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살아나지 못하거나 현재 중국 정부가 쓰고 있는 경기 부양책이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 우리나라의 성장세도 예상치를 하회할 수 있다”며 “하방 위험 요인이 불거지면 올해 성장률이 1%대 초반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